대한체육회 총회서 대의원 비밀투표로 선정
서울 “경험·인프라” vs 전북 “지방도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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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관영 전북지사 [서울시 제공,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경험과 인프라가 강점인 서울이냐, 지방도시 연대를 내세운 전북이냐.
2036년 하계 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가 오늘 결정된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리는 대의원 총회의에서 서울특별시와 전북특별자치도 중 한 곳을 유치 후보 도시로 확정한다.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이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처음 대의원 총회를 주재하는 가운데, 서울과 전북 순으로 후보 도시가 각각 45분 프레젠테이션(PT)에 이어 15분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관영 전북지사가 PT 때 직접 발표자로 나서 올림픽 후보 도시로서 강점을 적극적으로 역설할 예정이다.
이후 평가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 후 대의원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한다. 올림픽 38개 종목 중 회장 선거가 늦게 치러져 투표인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를 제외한 37개 종목 단체의 대의원 2명씩 최대 74명이 한 표씩을 던진다.
서울시와 전북도는 각각 경험과 인프라, 국가 균형발전을 강점과 명분으로 내세우며 마지막까지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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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6년 하계 올림픽 서울시 유치 관련 경기장 이미지 [서울시 제공] |
서울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스포츠시설은 물론 교통·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종합 경쟁력 6위의 국제적인 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시설을 100% 가까이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인천국제공항 및 경기장 간 이동 거리가 1시간 이내여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요구 조건에 들어맞는다는 강점을 내세운다. 또 시민 설문 조사에서 서울시민 응답자 85.2%가 올림픽 유치에 찬성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만약 서울시가 국내 유치도시로 선정된 후 국제 도시와 경쟁에서도 승리하면 1988년 이후 4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전 세계적으로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미국(5회), 영국(3회), 프랑스(3회), 호주(3회), 그리스(2회), 일본(2회) 등 6개국이다.
이에 맞서는 전북도는 최근 올림픽 유치 도시들의 콘셉트인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북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육상 경기를 대구스타디움에서 개최하고, 광주(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IOC가 지향하는 인접 도시 연대를 통한 비용 절감 요구에 부합한다. 또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경제력의 분산으로 균형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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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6년 하계 올림픽 전북도 유치 관련 경기장 이미지 [전북도 제공] |
전북도는 이회택 한국OB축구회장과 ‘탁구 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을 비롯해 박성현(양궁)과 김동문(배드민턴), 유인탁(레슬링)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홍보전을 펼쳤다. 이들은 “K-문화의 수도인 전북에서 180만 도민의 올림픽 유치 염원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이 아닌 비수도권인 전북에서 역사, 전통, 혁신이 어우러진 성공적인 미래형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지 모두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서울시는 2019년 부산시를 따돌리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도시로 선정됐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 도시로 선정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도는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무주를 내세웠으나 경쟁을 벌인 강원도 평창에 국내 유치 후보 도시 자리를 내줬던 아픈 기억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경기장뿐 아니라 도로, 공항, 그외 인프라도 완비돼 경쟁 도시에 비해 경제성 측면에서 매우 우월한 조건을 갖췄다”며 “이를 적극 활용해 꼭 유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은 전주시를 비롯해 충남, 충북, 광주, 전남, 대구 등 비수도권과 연대해 효율적이고 지속가능성이 있는 비전을 가지고 꼭 선정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올림픽을 유치하면) 전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의사를 보인 도시는 인도 아마다바드-뉴델리,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독일 베를린, 튀르키예 이스탄불, 칠레 산티아고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계올림픽이 2024년 프랑스 파리,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순서로 개최됨에따라 대륙 안배를 고려할 경우 2036년 올림픽 개최지는 아시아 도시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개최 도시 선정 일정은 미정이지만, IOC 측은 “2025년 이후에 개최지 선정 투표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