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멸치볶음이 이렇게 짰나? 집반찬 ‘나트륨 주의보’

볶음류, 가정식 중 나트륨 가장 많아

멸치볶음 100g당 1897㎎ 들어있어

“짠 음식, 장 내 미생물에도 해로워”

 

멸치볶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제한 섭취량보다 많다. 가정에서 소금이 많은 반찬을 먹기 때문인데, 특히 볶음류를 짜게 조리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74㎎이다. 2018년 3274㎎ 대비 6.1% 감소했다. 2012년(4549㎎)보다는 32%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저감에도 현재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여전히 WHO 제한 섭취량(2000㎎)의 1.5배가 넘는다.

주범은 ‘집밥’이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한 장소는 가정(66.8%), 음식점(17.5%), 학교·직장(13.8%) 순이었다.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음식 중 대다수는 나트륨 섭취가 줄었지만, 볶음류에서만 오히려 나트륨 함량이 증가했다.

볶음류는 가정식 중 나트륨 함량이 높은 반찬이기도 하다. 경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연경 교수팀이 10개 지역의 음식 20종·600개 메뉴를 조사한 결과, 가정식 중 100g당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볶음류(942㎎)·조림(627㎎)·찜(1430㎎) 순이었다.

특히 볶음류 중에서 멸치볶음에 나트륨이 가장 많았다. 100g당 1897㎎에 달한다.

비빔밥 [게티이미지뱅크]

외식과 급식을 포함한 한식의 대표 메뉴 중에서는 비빔밥에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다는 조사가 있다. 한국영양학회 학술지 ‘영양과 건강 저널(2019)’이 다룬 경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논문에 따르면, 10개 지역의 가정식· 단체급식·외식 음식 등을 분석한 결과, 비빔밥 1인분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050㎎이었다. 이는 된장찌개(813㎎)와 육개장(877㎎)보다 높은 수치다. 비빔밥 하나만 먹어도 WHO의 나트륨 하루 제한 섭취량(2000㎎)의 절반을 먹는 셈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각종 질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최민규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금 과다 섭취로 인한 대표 질환은 고혈압인데,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이 올 수 있다”며 “신장 기능도 떨어져 만성신부전(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뼈와 장(腸) 건강에도 해롭다. 최민규 교수는 “소금을 많이 먹으면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도 늘어나는데, 이때 칼슘도 다량 빠져나갈 수 있어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장기간의 나트륨 과다 섭취는 장내 미생물 환경도 바꾼다. 미국심장협회지 고혈압(Hypertension, 2020)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020)가 소개한 관련 논문에서는 나트륨 과다 섭취 시 장내 미생물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장 내 유익균이 늘어났다.

최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소금 섭취 제한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켜 면역 세포와 혈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했다. 이와 반대로 “음식을 짜게 먹으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나빠져 염증 물질이 발생하고, 혈관 찌꺼기도 많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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