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 개봉 ‘야당’…강하늘·유해진·박해준
‘파묘’ ‘서울의 봄’ 제작 하이브…‘천만’ 이을까
황병국 감독 “마약 은어 차용…정치와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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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준(왼쪽부터), 유해진, 강하늘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야당’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내달 23일 개봉하는 영화 ‘야당’이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파묘’, ‘서울의 봄’에 이어 새로운 천만 영화로 등극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야당’ 제작발표회에 황병국 감독과 배우 강하늘·유해진·박해준·류경수·채원빈 등이 자리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등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황병국 감독은 정치에서의 여당과 야당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마약핀에서 사용되는 은어 ‘야당’을 제목으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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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국 감독(왼쪽부터), 류경수, 박해준, 채원빈, 유해진, 강하늘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야당’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
황 감독은 “원래 소매치기 판에서 자기 구역의 들어온 다른 소매치기 일당을 제거하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네 편과 내 편을 나눌 때 ‘여당’,‘야당’이란 말이 사용됐다”면서 “그게 마약계에 넘어오면서 완전히 새로운 의미인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겨주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를 겸업하는 황 감독이 ‘야당’의 연출을 맡게 된 계기는 한 기사에서 시작됐다. 그는 “2021년께 하이브미디어코프의 김홍국 대표한테서 기사 하나를 받았다”며 “검찰청에 가면 매일 아침에 마약사범들이 와서 검사와 정보를 교환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사람들을 ‘야당’이라고 부른다고 나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합법과 불법 경계에 서있는 ‘야당’이라는 인물을 영화적으로 그려내면 재밌을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야당’ 이강수를 연기하는 건 배우 강하늘이다. 강하늘은 “저도 처음엔 대본을 받고 정치 이야기인가 싶었다”며 “대본을 읽어보니 마약판 브로커를 의미한다고 해서 충격이었고, 대본의 짜임새가 좋고 재밌어서 한 번에 읽게 됐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이어 “강수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돋보이는데, 이건 ‘나를 잡으면 나랑 연관된 모든 사람이 다 잡힐 텐데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감독님이 강수 캐릭터의 포인트 색채를 ‘빨강’으로 정해서 붉은 렌즈 선글라스를 끼고 빨간 운동화를 신는다. 이게 또 사람을 자신만만하게 해주더라”고 밝혔다.
아울러 “마냥 선하거나, 너무 악랄하지 않은 인물인 강수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자기 욕심과 야망을 이루고자 강수가 여러 상황을 뚫고 나가는데, 거기서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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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이 연기하는 ‘야당’ 이강수 캐릭터 스틸컷 |
‘야당’ 이강수와 손을 잡은 검사 ‘구관희’를 연기한 배우 유해진은 “치열한 검찰 조직에서 살아남고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려는 야망이 있는 검사를 연기했다”며 “그 야망을 어떻게 그 오버하지 않고 극 중에서 녹여서 보여줄 수 있을지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마약수사대의 에이스, 일명 ‘옥황상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약쟁이’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형사 ‘오상재’는 배우 박해준이 맡았다.
박해준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끝까지 쫓는 형사인데, 좀 특이한 점이 있다”면서 “형사인지 마약 밀매 조직 일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데, 이게 이 오상재 캐릭터를 재밌게 만들어준다”고 소개했다.
황 감독은 오상재 캐릭터에 대해 “실제로 마약수사대 경찰 한 분을 모티브로 했다”며 “그분이 별명이 옥황상제이고, 옷도 실제 저런 식으로 입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배우 류경수는 유력 대선후보의 철부지 망나니 아들이자 안하무인인 마약중독자 ‘조훈’을, 배우 채원빈은 마약으로 몰락한 여배우 ‘엄수진’을 연기한다.
류경수는 “제가 직접 마약을 경험해 볼 수가 없어서 실제로 많이 취재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어떻게 하면 (마약중독자 모습을)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 감독은 취재를 위해 마약치료센터를 오가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랜 마약 투약으로 아이큐(IQ)가 65까지 내려간 20대부터,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 마약에 손을 뻗친 전교 1, 2, 3등 고등학생들을 만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이런 마약의 심각성과 경각심을 유지하되, 영화를 보는 내내 숨 쉴 틈 없이 몰입하고, 끝나면 통쾌한 감정이 남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야당’에는 천만 영화 ‘파묘’와 ‘서울의 봄’에 각각 출연한 배우 유해진과 박해준뿐만 아니라 두 편의 촬영을 맡은 이모개 촬영감독의 합류 등 ‘베테랑 제작진’의 참여로도 주목받았다.
수 편의 천만영화를 보유한 유해진은 “‘천만’이라는 숫자의 관객분들이 오신다는 거는 작품 자체뿐만이 아니라 정말 여러 가지가 맞물려야 나오는 숫자”라며 “하늘이 주는 천만이라는 숫자에 감사드리고, 이번 ‘야당’도 한국 영화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에 합류한 박해준은 “‘천만’이라는 숫자 한번 해보니까 중독이 되는 것 같다”며 “욕심을 부리는 게 죄는 아니니까, 야당도 천만 관객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