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거래량 증가 기대, 영향 제한적
오는 31일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다. 투자 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유가증권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 및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코스닥 시장에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진 업종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가 중단된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개별주식 선물로의 ‘이전 효과’가 더욱 강화됐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이달 개별주식선물 규모(미결제약정)는 약 12조원으로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직전 규모인 3조6000원 대비 33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금지 기간 주식 선물에 유입된 자금은 약 8조4000억원으로 공매도 잔고 유출 자금(12조6000억원)의 67%에 이른다.
개별주식 선물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공매도의 대안으로 꼽힌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현물 대신 주식 선물을 매도하면서 공매도를 통해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간 금지됐던 공매도가 재개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통상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롱)와 매도(숏)를 동시에 활용하는 롱숏 전략을 취하는데 이때에도 공매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전 효과가 발생하면서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이전처럼 공매도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가증권 시장보다는 선물 종목 수가 적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재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15개 종목에 대한 개별주식선물이 처음 상장됐고, 현재는 258개(코스피 200개, 코스닥 58개)이다”라며 “주식선물이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들 그 중에서도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에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에 수급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는 지난 하반기부터 조정을 겪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태로 업종 전반의 매도 경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따라서 공매도의 영향은 코스닥 시장의 고평가된 특정 종목에 국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