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태세 2030’ 로드맵 예고
덴마크 육사 찾아 “전쟁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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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18일(현지시간) 덴마크 왕립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바이 유러피안’ 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군사적 재무장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덴마크 왕립 육군사관학교를 방문,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내일(19일) ‘대비태세 2030’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로드맵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부가 방위력 강화를 위해 취임 100일 이내에 발표한다고 공약한 ‘국방백서’다.
그는 재무장을 통해 “회원국들이 EU내 공급망에 완전히 의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역내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재무장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범유럽 군사장비 시장 구축, 다년간 계약 촉진, 무기 공동조달 등이 가능하도록 ‘유럽 무기판매 메커니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의 국방 부문 투자가 유럽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 흐름을 바꿔놔야 한다”면서 “우리는 유럽산을 반드시 더 많이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연설 뒤 취재진과 만나 ‘바이 유러피안’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유럽산 부품이 65% 이상이어야 하고, 유럽 소유 회사가 아니더라도 유럽 내에 생산시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노르웨이 등 비EU 유럽 국가들과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함께 있던 프레데릭센 총리도 “미국, 한국과 같은 유럽 밖의 파트너국들과 계속 방산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몇 년 이내에 유럽 전체를 재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럽 내 생산 역량과 연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맵에는 유럽 내 방위산업 신규 사업에 대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옴니버스법 발표, 역내 업계와 전략대화 출범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했다.
로드맵은 오는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주축으로 유럽 각국이 증액하는 국방비는 ‘유럽산’에 투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 유럽을 배제하고, 유럽 안보는 유럽이 지켜야 한다며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지적하고 나서자 유럽 내 군사적 재무장 필요성이 제기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러시아의 군비증강과 함께 미국을 언급하며 “우리의 가장 오래된 파트너국인 미국의 (군사전략) 초점이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편입 의사를 노골화한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관련해서는 “EU는 언제나 그린란드와 덴마크 전체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