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장관, 미국에 “상호관세 한국 우호적 대우” 재차 요청

산업장관, 3주만에 미 상무 또 면담

4월 관세 현실화 가능성…한국에 부정적 영향 최소화 총력

당국자, 미 재무 ‘더티 15’ 발언에 “관세 담당 상무부도 구체 내용 설명 못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 장관은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상무부와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면담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다음 달 2일 시행이 예고된 상호관세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대우를 거듭 요청했다. 지난달 27일 첫 회담에 이어 불과 3주 만에 다시 열린 고위급 면담이다.

“한미 경제 긴밀…한국에 부정적 영향 최소화해야”

산업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지난 21일 면담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가 시행될 경우 한미 양국의 경제·산업이 긴밀히 연계돼 있는 만큼 한국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부가 고위급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국은 관세 조치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해 지속해 협의해 나간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나가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한국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4월 상호관세 현실화 가능성…단기 승부 아닌 지속 협의 필요

안 장관은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미국 주요 인사들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가가 관세 조치 대상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4월부터 상호관세 시행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미 통상 대응은 단판 승부가 아닌 만큼 신중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가 4월 2일 발표와 함께 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서 나오는 발언을 보면 오해나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계속 오류를 수정하고 있고, 그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4배에 달하는 관세’ 발언과 관련해 “한국에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미국 측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관세장벽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국조실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 중이며, 해소된 부분은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미국 측의 관세 부과 방침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향후 관세 시행 상황을 보고 협의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더티 15’ 발언과 관련해 “관세 실무는 상무부가 담당하며, 상무부도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안 장관과 러트닉 장관 간 면담에서는 미국 반도체의 대중국 우회 수출 통제 문제는 별도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이른바 ‘더티 15(Dirty 15’ 국가 발언에 대해서는 “관세 실무 담당은 상무부”라면서 “사실 상무부도 거기에 대해 무슨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못 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더티 15’는 미국이 무역 불균형이나 불공정 무역 관행, 비관세 장벽 등과 관련해 문제 삼고 있는 주요 15개국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날 안 장관과 러트닉 장관 간 면담에서는 미국 반도체의 대중국 우회 수출 통제 문제는 별도로 논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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