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산업차관, 車생산·수출 현장 점검

평택항·기아공장 방문, 수출 피해·건의 청취
업계 “관세 불리한 대우 없게 적극협상” 요청


박성택(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8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수출항인 평택항에서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8일 경기도 평택항과 기아 광명 공장을 잇따라 방문해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업계 예상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건의 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박 차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수출항인 평택항에서 현대글로비스 김태우 부사장 등 관계자들을, 기아 광명 공장에서는 기아 최준영 사장과 명화공업을 비롯한 협력사 대표 등을 만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관련해 경쟁국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미국 측과 협상해 달라”면서 “특히 경영 어려움이 큰 부품 기업에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시장 다변화 등 다양한 지원을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박 차관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우리 업계가 최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늘 현장에서 제시된 의견을 포함해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4월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박 차관은 이날 한국GM 부평공장(미국 GM의 한국 사업장)을 방문하려다 취소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앞서 지난해 12월4일 한국GM 부평공장 방문을 계획했다가 전날 비상계엄으로 취소한 바 있다.

한국GM 부평 공장은 최근 미국발 ‘관세 폭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GM 측은 아직 부인하고 있지만, 자동차 관세가 시행되는 내달부터 부평 공장 생산 물량을 줄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한국GM이 생산한 49만7000대 중 84%인 41만9000대가 미국으로 향했다.

작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400만 달러(약 51조원)로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 규모(707억8900만 달러)의 거의 절반( 49.1%)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신속한 대응을 통해 미국 현지 투자를 어필하면서 관세 면제 내지는 유예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이 35%로 독일 폭스바겐(20%)에 이어 두 번째로 낮고, 벤츠(37%)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미국 자동차보다는 현지 생산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한꺼번에 (수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쿼터제식으로라도 일부 관세를 유예하는 등의 협상을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올해까지는 몇 대, 내년까지는 몇 대까지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식으로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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