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트발 대신 네이버로”…명품 플랫폼 ‘도미노 위기’ 우려

머스트잇·트렌비, 셀러 유지 위해 안간힘…선정산 도입
판매수수료 10~13% 수준…셀러들 “저렴한 스마트스토어로”
셀러 이탈시 발란 M&A 타격…다른 플랫폼도 실적에 악영향


명품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1일 서울 강남구 발란 본사가 있는 공유오피스 로비에 ‘발란 전 인원 재택근무’라고 적힌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내 1위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기업회생 신청 여파가 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선정산’을 제시하며 셀러 잡기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업계 전반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셀러 이탈을 막기 위해 선정산에 나섰다. 머스트잇은 지난 3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2주간 임시로 ‘익일 정산’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구매확정일 기준 4~9 영업일 내 일정산 정책을 시행해 왔는데, 발란 사태로 셀러 불안이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머스트잇은 거래 규모에 비해 예수금액이 작아 선정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트렌비도 지난 31일 공지를 통해 셀러들에게 선정산 계획을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란 미정산 사태 직후 대형업체들이 물건을 내리는 경우가 있어 선정산 계획을 발표했다”며 “지난해 매출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셀러 유출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2023년 각각 79억원, 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발란


셀러들은 다른 명품 플랫폼들의 선정산 조치에 일단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발란도 갑작스러운 기업회생 결정을 내린 만큼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으로 판매채널을 이동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네이버라는 대형 IT기업이 운영해 기업회생 등 리스크가 적고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보다 판매 수수료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들 명품 플랫폼의 판매 수수료는 10~13%에서 시작한다. 광고비, 책임 보상제 등 추가 비용도 붙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당일 배송’, ‘익일 배송’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셀러들의 부담은 더 늘어났다. 발란, 트렌비 등 업체들은 배송 지연 및 품절에 대한 책임 보상제를 시행하며 해당 부담금을 셀러에게 부과했다.

한 셀러는 “광고비를 반강제로 부과할 때까지는 ‘모든 플랫폼 사업자가 그렇지’ 하는 생각으로 참았지만 서버 사용료에 이어 책임보상제 비용까지 셀러들에게 부과하는 것은 판매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발란 사태로 스마트스토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셀러는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경쟁도 심하고 인증 방식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면서도 “대형업체는 모르겠지만 중소형업체는 ‘머트발’ 중 한 군데에 집중하는 곳이 많아 발란 한 곳이 무너지면 주요 수입원이 사라지는 것이라, 당장 수입원 창출이 중요하다”고 했다.

셀러들의 ‘엑소더스’가 현실화할 경우 발란의 재기는 어려워진다. 앞서 최형록 발란 대표이사는 지난 31일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알리며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적으로 M&A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회생 절차 인가 전 M&A를 위해서는 ‘정상 영업’이 필수여서다. 지난 2월 발란에 1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실리콘투도 추가 투자(75억원)를 멈출 계획이다. 발란뿐 아니라 다른 명품 플랫폼들도 셀러 이탈이 가속화되면 영업과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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