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 1위 LG전자, 美 월풀과 격차 더 벌렸다

지난해 월풀과 매출 격차 10조원 넘게 벌려
3년 연속 세계 생활가전 1위 브랜드 수성
중저가 제품 판매량 늘리는 ‘볼륨존 전략’ 주효


LG전자가 지난달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AWE 2025’에서 선보인 전시관.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가전업계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격차를 11조원(매출 기준) 가까이 벌리며 3년 연속 세계 생활가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 세계 경기 침체 속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의 판매량을 늘리는 ‘볼륨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단일 브랜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앞서며 글로벌 생활가전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2024년 매출액은 33조2033억원,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이다. 매출액은 9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월풀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22조6386억원, 영업이익이 1944억원에 그쳤다. LG전자와의 격차는 매출 기준 10조5600억원, 영업이익 기준 1조8500억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21년 매출 기준으로 월풀을 처음 제쳤다.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월풀을 앞지르며 세계 1위 가전 브랜드에 올랐다. 지난해 큰 폭으로 격차를 더 벌리면서 확실한 우위를 입증한 셈이다.

업계는 LG전자의 이같은 성장세의 배경으로 중저가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볼륨존 전략을 꼽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판매 볼륨을 늘린 결과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냉장고 생산량은 약 1133만3000대로 전년 대비 16.8%, 세탁기 생산량은 약 1668만9000대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반면, 두 제품군의 평균 판매가격은 3.7% 낮아졌다. 에어컨, TV 등 다른 제품군의 평균 판가가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H&A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1%, 1.8% 성장했다. 올해 ES사업본부로 분리된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생활가전 사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도 세계 1위 생활가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원가 경쟁력 강화와 볼륨존 확대 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도 “지역 특화와 AI 신제품 출시, 볼륨존 확대로 매출을 창출하고 온라인 구독 사업 확대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지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 사업 계획 중 하나로 ‘QCD(QualityCostDelivery)’ 강화를 제시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개발 속도를 높여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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