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가 대형 화재로 번지기 쉬운 조건
지난달 말 전국 평균기온 14.2도 역대 최고
중반 이후 비 거의 내리지 않아 건조 기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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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안동시 임동면 가랫재길에 한 야산에 진화되지 않은 잔불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안동=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평년보다 높은 기온, 낮은 습도, 적은 강수량. 여기에 돌풍까지. 올 3월은 산불이 확산하기 적합한 기상 조건을 모두 갖춘 달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게 확산한 산불은 경상북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최악의 상처를 남겼다.
2일 기상청이 내놓은 ‘3월의 기후 특성과 원인’을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7.6도로 평년(1991~2020년 평균) 3월 평균기온보다 1.5도, 최근 10년 3월 평균보다는 1.8도 높았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의 기준점이 되는 1973년 이후 3월 중엔 7번째로 더운 3월을 보낸 셈이다.
3월의 초·중·하순을 나눠 보면 날씨의 표정이 극명이 달라졌다. 초순엔 대체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기온이 나타났다. 중순인 16~19일에 이르러서는 북극 상층의 찬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다 하순에 이례적인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됐다. 지난달 하순 기간의 전국 평균기온은 10.9도로 기상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전국 62개 지점 중 37개 지점에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됐고, 상대습도도 평년(59%)보다 낮은 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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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전국 평균기온(왼쪽) 및 평년 대비 편차(오른쪽) 분포도 [기상청 제공] |
특히 21∼26일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 및 강수량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며 산불이 발생 또는 확산하기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의 차이가 극대화된 가운데 우리나라 상공으로 평년보다 5㎧ 이상 강한 서풍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해당 시기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 기온인 14.2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평년보다 7.1도 높은 수준이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는 월 강수량이 0.0㎜로 같은 기간 역대 가장 적은 비가 내렸다. 상대습도 역시 평년 대비 1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경북 영덕과 안동, 의성(옥산)에선 각각 초속 25.4m, 27.6m, 21.9m의 거센 바람이 불었다. 안동과 의성의 경우에는 1997년 이래 가장 강한 3월 일최대순간풍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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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의 주요 기후요소 변화 경향 및 최근 4개월 누적 강수량 평년비 [기상청 제공] |
한편 지난달에는 중순까지 두 차례 눈이 내렸다. 지난달 전국 눈일수는 4.4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고 내린 눈의 양도 6.8㎝로 평년보다 3.8㎝ 많았다.
2∼5일에는 우리나라 북쪽에 찬 공기를 동반한 고기압의 확장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동풍이 강화되면서 강원영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15~18일에는 북극 상층의 찬 공기를 동반한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과 전라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하지만 전국 강수량은 48.3㎜로 평년(56.5㎜)의 89.3%, 지난해(65.3㎜)의 83.5% 수준에 그쳤다. 전반에는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렸지만 그 이후로 비가 거의 오지 않은 탓이다. 특히 산불이 할퀸 경상 지역의 최근 4개월 누적강수량은 평년 대비 50% 이하로 떨어졌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3월은 중순까지 뒤늦게 많은 눈이 내렸으나, 하순에는 이례적인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일주일 이상 지속돼 대형 산불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