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는 관세율은 ‘악재’···코스피, 방산 vs 반도체 주도권 다툼 이어질 것” [투자360]

트럼프 각국에 ‘10%+α’ 관세 부과안 발표
키움·하나·메리츠·한국투자·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진단
“악재는 사실···지금부터는 협상의 시간”
“조선·방산·반도체 맑음···자동차, 이후에 주목”
코스피 2.7% 급락 출발 후 내림폭 줄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세율을 적용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8.43p(2.73%) 내린 2,437.43으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코스닥은 14.10p(2.06%) 내린 670.75로 개장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김우영 기자] 강도 높은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3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이 흘러내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강력한 세기였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선 주가 변동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세 발표 이후 3일 코스피는 장 초반 1.7% 하락해 2460선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7분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3.58포인트(1.74%) 하락한 2462.28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68.43포인트(2.73%) 내린 2437.43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출발했다.

시장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관세 조치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주도 하락세다.

여기에 국내 증시는 최근 공매도 재개와 탄핵 정국 해소 등 시장을 흔드는 재료까지 산적해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에서 동학개미들은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게 좋을까.

헤럴드경제가 키움·하나·메리츠·한국투자·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트럼프 상호관세 이후’ 투자 전략을 설문조사한 결과, 센터장들은 일제히 “단기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은 향후 협상 과정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악재는 사실···지금부터는 협상의 시간”


오늘날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키는 ‘관세’다. 관세가 미치는 부작용을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도 온전히 피해가기 어려워졌음을 주가 급락을 통해 보여줄 정도였다. 여기에 예상치를 상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율은 그간 한국 증시를 억눌러온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부터는 협상의 시간”이라면서 “향후 관세 협상 속에서 최종적으로 고관세가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부과했던 관세가 낮아질 것인지에 따라 수개월 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어 윤 센터장은 “관세 부과 전인 3월에 재고를 축적하고자 하는 미국 수입업자의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특히 4월은 주가 변동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향후 국가별로 협상을 통해 관세율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관세율 변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식시장은 3월 내내 상호관세 불확실성을 주가에 반영해 왔으나 실제 상호관세 발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는 기정사실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월 말까지 상호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각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실제 관세 충격 수위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관세율로 인한 단기 변동성을 강조하되, “다만 25% 관세율이 최대치고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은 개별적으로 취급되므로 협상을 통해 부담을 낮춰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단기 불확실성 지속은 불가피하다”며 “각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대응 및 중장기적 불확실성 완화 경로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조선·방산·반도체 및 내수주 맑음···자동차, 차차 부담 낮춰갈 것”


트럼프 당선 이후 줄곧 이어져 온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연관 자산 강세 현상)로 커진 정책 모멘텀에 관세는 불확실성이라는 정점을 찍었다.

우려과 기대 종목이 공존하는 가운데, 4월 내내 국내 증시는 기존 주도주인 방산 vs 주도주 귀환을 탈환하려는 반도체 간 주도권 다툼이 계속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업황 조기 해빙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으나 최근 메모리 가격 반등 배경과 그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고, 방산주는 유럽 중심으로 전세계 주요국의 구조적인 방위비 지출 증가라는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저가 매수세 유입될 가능성 상존한다”고 말하면서 “주도주 지속력을 결정하는 것이 실적이라는 점 감안하면 1분기 실적 시즌 치르기 전까지 반도체, 방산, 조선 등 기존 주력 업종 간 로테이션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는 이미 관세 부과 우려를 반영해 주가가 하락해있고, 발표된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시 매수 기회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장비 등은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에 향후 협상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현지 생산비중이 40% 수준(산업평균 64%)으로, 경쟁사대비 낮아 업종 전반의 주가 급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체력이 약해진 미국자동차업체는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신차와 중고차는 미국 물가지수의 8~10%를 차지하는 품목으로 미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감안할 때 빠른 시간 내에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또한 “자동차의 경우, 관세 충격을 선반영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매수타이밍을 기다리며 정부 협상 논의가 진행될 때 저가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상호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발표했기에,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관세는 기존에 부과되던 25%가 유지, 추가 관세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주의점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를 제외한 철강산업의 수요 제품들에 대해서는 상호 관세가 부과되기에 ▷철강산업의 수요처들이 약해진 가격 경쟁력을 원가 절감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 철강 가격에 대한 인하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물가 상승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후퇴한다면 철강 수요 둔화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이는 미국향 철강 수출이 감소하고 미국 외 철강 가격 약세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장, 공매도·정치 리스크도 중요···중장기적으로 기업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미국의 관세 여파뿐 아니라, 최근 국내엔 공매도 재개와 탄핵 관련 정치 불확실성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결국엔 중장기적으로 기업 본연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고유 과제인 공매도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공매도 노이즈, 상호관세 불확실성 등 여타 변수로 밸류에이션이 재차 조정받은 점에 주목했다.

이어 “탄핵 선고 등 국내 고유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외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업종 측면에서 지난해 고점 대비 외인 지분율이 낮아지고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불안정해지면 그것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는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으나, 투자 심리가 불안정한 만큼 자사주 매입을 단행 중인 기업의 상대 주가 수익률은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또한 “공매도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흔들 수 있으나 주가가 공정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공매도 재개 한 달 후부터는 주가가 펀더멘털에 기반하여 움직이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치 리스크는 탄핵 판결 이후로 과거 변수가 되기 때문에 향후 시장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 금융시장 환경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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