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러기지,음악과 생명,투자자와 창업자

▶LUGGAGE(수전 할런 지음·최정수 옮김, 복복서가)=출판사 복복서가가 선보이는 ‘지식산문 O’ 시리즈의 문을 여는 첫 책. 평범한 사물 속에 깃든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인문 에세이로, 그 출발점은 ‘여행가방’이다. 저자는 이 낡고도 익숙한 물건의 여정을 따라가며 이동과 머무름, 소유와 계급, 욕망의 풍경을 두루 살핀다.

여행가방에 스며든 시간의 결과 인간의 흔적을 더듬으며, 그것이 단순한 짐꾸러미가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임을 보여준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을 따라 사적인 기억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여행가방이 지닌 의미를 되짚다 보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마주할 수 있다. ‘여행가방’ 외에도 카세트 워크맨에 담긴 한 시대의 기억을 여는 ‘퍼스널 스테레오’와 1차 세계대전에서 진정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장비 ‘트렌치코트’도 함께 출간됐다.

▶음악과 생명(류이치 사카모토·후쿠오카 신이치 지음·황국영 옮김, 은행나무)=음악으로 시대를 풍미한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와 일본을 대표하는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전달하려는 예술가와 실험실 밖에서 자연의 본질을 철학 하려는 생물학자의 마지막 대화를 담은 책이다.

‘파괴에서 탄생한다’는 음악과 생명의 공통점에서 출발한 두 사람은 인간의 인지에 갇혀버린 지금의 음악·생물학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연의 소리, 있는 그대로의 생명을 포착할 방법을 탐구한다. 밤하늘의 별은 서로 수백, 수천 광년씩 떨어져 있지만 인간은 별이 평면에 흩뿌려진 것처럼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를 그린다.

자연에 존재하는 무수한 ‘노이즈’(별) 중 인간에게 유의미한 ‘시그널’(별자리)을 추출해 자연을 이해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은 악보가 아니고, 생명은 DNA가 아니다. 두 거장은 “모든 음악과 생명은 단 한 번뿐이기에 빛난다”며 생명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된다고 얘기한다.

창업자와 투자자

▶창업자와 투자자(전석우·투잘 지음, 파지트)=금융그룹에서 스타트업 발굴·투자 업무를 하는 전석우와 벤처캐피털 투자자로 활동하는 투잘이 쓴 이 책은 서로 필요하지만 간극을 좁히기 힘든 창업자와 투자자에 대한 상호 이해를 돕기 위한 조언을 건넨다.

창업과 투자의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4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창업 그리고 팀’에서는 창업 초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고 착각하는 창업자와 완벽한 사업계획서를 요구하는 투자자의 이야기를, ‘첫 매출 그리고 투자’에서는 첫 투자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정부 과제, 창업자들이 두려워하는 투자계약서까지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계약 그리고 성장’에서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투자 이후에 찾아오는 새로운 고민을 정리하고, ‘상장하거나 사라지거나’에서는 결별의 순간과 준비할 것들을 다룬다.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각 집단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왜 그런 이해관계를 가졌는지를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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