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진출 위한 교두보로 육성”
“혁신·시너지 난다면 합작도 가능”
초대형 엔터 복합단지 계획도 추진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태 비즈니스 포럼에서 태국 최고위급 리더들을 단독으로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태국 리더들은 변모하는 태국 경제의 비전을 소개하며, 투자와 협력의 문이 활짝 열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중 관세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한국과 태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태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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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라푼 아모른비밧 태국 재무부 장관보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방콕을 아세안 지역을 아우르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아세안 시장에 접근할 때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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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외국 금융회사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을 과감히 허물었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Hub)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가 28년 만에 태국에 진출하는 한국 은행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근 본지와 만난 줄라푼 아모른비밧 태국 재무부 장관보(Deputy Minister of Finance)는 “방콕을 아세안 지역을 아우르는 금융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줄라푼 장관보는 “지난해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디지털 지갑 도입, 랜드브릿지(Landbridge) 프로젝트,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Complex) 개발 등 경제를 도약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허브 육성은 이 같은 ‘빅 프로젝트’ 중 하나다. 10년 이상을 내다본 장기 프로젝트다.
그는 “아시아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글로벌 금융허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세안을 아우르는 지역 금융허브는 부재하다”며 “방콕이 그 기능을 수행한다면 태국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라푼 장관보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태국은 지리적으로 주변국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한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아세안 시장에 접근할 때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아직 금융시장 개방이 더딘 미얀마, 캄보디아 등으로 진출하는 데 유리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태국 정부는 해외 금융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간소화된 등록 절차를 적용, 신속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국제금융과 지속가능 투자, 디지털금융을 관장하는 금융감독청(OSA)을 신설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금융 인프라를 유지할 계획이다.
줄라푼 장관보는 “기후변화 대응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철학을 금융제도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며 “투자은행(IB)과 디지털금융이 특히 유망하다”고 말했다.
태국이 집중 육성하려는 금융서비스는 지속가능 금융과 디지털 금융이다. 혁신과 상호이익이 가능하다면 한국을 비롯한 해외금융회사와 태국 국내 금융사간 합작 등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는 “금융 허브 육성 초기에는 비거주자 및 국경 간 금융거래를 독려하되, 의미 있는 협력 관계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과의 제휴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해외자본 유입과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동시에 이뤄내려는 전략이다. 한국 금융사와 태국 금융회사의 합작 성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줄라푼 장관보 한국의 카카오뱅크 사례를 언급하며 “카카오뱅크가 시암상업은행(SCB)과 합작해 인터넷은행 인가를 신청한 상태”라며 “재무부 장관의 최종 결정만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3대 은행인 시암상업은행의 지주회사 SCBX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꾸렸다. 지난해 9월 정부에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가 심사 결과는 빠르면 오는 6월쯤 발표될 전망이다. 현재 태국에서 영업 중인 한국계 은행은 없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1990년대에 태국에 진출했지만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되자 현지에서 철수했다. 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이 성사된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8년의 재진출이다.
또 다른 야심찬 프로젝트는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조성이다. 워터파크, 테마파크, 6성급 호텔, 쇼핑몰, 카지노, 글로벌 스포츠 경기장을 아우르는 종합 관광 단지를 포함한 청사진이다. 태국을 세계적인 가족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줄라푼 장관보는 “20년 전부터 논의돼 온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패통탄 총리의 정책 선언으로 본격화됐다”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고 관련 법안도 의회에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액만 연간 10조원 이상이며, 기대 경제효과는 연간 12조~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정부는 새로운 관광인프라가 개발되면 고액자산가들의 태국 방문이 늘어 금융허브 육성 전략과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비수기에도 관광 수요를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연 5~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싱가포르가 마리나베이샌즈, 유니버설스튜디오 조성 이후 글로벌 관광도시로 거듭난 것처럼, 태국도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를 통해 국제 금융허브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