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장난감 물총 들고 은행 털려 한 30대 ‘집유’

강도미수 혐의 A씨 징역 2년6개월에 집유 4년
8살 아들 물총에 비닐 씌워 권총인 척 강도 짓


강도 미수 혐의를 받는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장난감 물총. [부산경찰청]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낮에 은행에서 비닐봉지를 씌운 장난감 물총을 들고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10일 오전 10시58분 부산시 기장군 한 은행에 들어가 강도질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털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린 A씨는 권총인 것처럼 비닐을 씌운 물총을 들고 은행 내 고객과 직원 10여명에게 “모두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어 한 직원에게 여행용 가방에 5만원권 지폐를 모두 담을 것을 요구했다.

A씨가 시선을 다른 곳에 둔 사이 용감한 한 시민이 A씨의 총을 붙잡은 채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자 은행 직원 등 여러 명이 한꺼번에 A씨에게 달려들어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건 권총이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한 장난감 권총도 8세 아들 것으로 파악됐다.

5년 전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 온 A씨는 자영업을 하다 실패했고, 취직도 안 되는 등 5년 간 무직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과금을 내지 못해 살던 오피스텔에서 쫒겨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은 장난감이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직원이나 은행에 있었던 시민들에게 상당한 공포와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다만 범행 도구가 실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며, 생활고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과 실질적인 재산상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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