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파업 막을 유연한 노사관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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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고용센터를 찾은 고령층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일자리 미스매치’.
대한민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상징하는 말이다. 특히나, 중소기업계에선 생존과 직결된 일이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구직자의 수도권 쏠림 등 중소기업을 옥죄는 난제들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고용제도 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해야 하며, 이는 차기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논의해야 한다는 게 경제계의 일관된 요구다.
오는 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놓은 고용정책은 ‘청년 일자리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속화되고 있는 고령화를 감안할 때, 당장 청년들의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산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숙련 인력인 고령층 근로자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시급한 과제다.
고령층 근로자의 퇴직 후 재고용을 통한 고용연장이 그 대안이다. 양당이 주장하고 있는 법정 정년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용하도록 하면 고령층이 더 오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
28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성·연령별 고용률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향후 10년간 노동 공급 규모는 141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임금체계 조정 없이 시행된 정년 연장이 고령층 고용을 증가시키기는 했지만, 그 혜택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 일자리에 집중됐고 조기퇴직 증가 등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일본의 경우처럼 정년연장, 정년 폐지, 퇴직 후 재고용 등 기업 특성에 맞는 계속근로 형태를 노사가 합의해 유연하게 채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숙련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계에선 제도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고령층 인력을 활용할 요인이 충분하다.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업종을 떠받치고 있는 외국인력의 적극적인 활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는 이전부터 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해 오고 있다.
현행 외국인 고용허가제(E-9 비자)는 인력난이 심한 일부 업종에 한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허용하는 제도다. 최대 4년 10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지만, 숙련도와 무관하게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반드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3년 이상 장기근속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의 9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체류기간 연장을 통한 숙련도 유지가 생산성 향상과 비례한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E-9 비자의 체류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이유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국내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장 중심의 숙련 인력 확보가 필수”라며 “경직된 체류 제한을 유연하게 운영해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의 대대적인 개선을 주장했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통한 고용 안정성 확보도 필요하다. 중소기업계에선 파업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일명 ‘노란봉투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노란봉투법은 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배해상 청구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경제계에선 산업현장에 무분별한 파업이 더욱 만연해져 기업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유재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