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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 직원이 지드래곤(GD)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과 협업한 주류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을 들고 있다. [CU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대학생 구모 씨는 최근 편의점 하이볼로 ‘혼술’을 즐기고 있다. 예전에는 위스키와 탄산수로 직접 하이볼을 만들어 마셨지만, 요즘엔 간편하고 저렴한 RTD(즉석음용음료) 캔 제품에 빠졌다. 그는 “할인 행사 때 미리 구매하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주류 매대에 하이볼이 영토를 넓히고 있다. 위스키·와인 매출까지 넘어섰다.
17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주류 매출에서 하이볼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와인, 양주, 막걸리를 웃도는 수치다. GS25에서도 하이볼 판매 비중은 29.9%에서 39.9%로 늘어났다.
하이볼의 인기는 믹솔로지·저도주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믹솔로지는 취향에 맞춰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GS25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 주류 레시피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간편히 믹솔로지를 즐기면서 도수가 10도 이내인 하이볼 제품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볼 가격은 1캔당 5000원 전후 수준이다. 캔 맥주와 비슷하다. 또 주류 품목 중 1만원 이상으로 단가가 높은 와인·위스키 등은 맥주처럼 묶음 할인이 어렵다. 반면 캔으로 출시하는 하이볼은 3~4캔을 묶어 판매하기 좋다. CU 관계자는 “고물가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할인 행사 효과가 커지는 추세”라며 “하이볼은 수입 의존도가 낮아 할인 기획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생과일 하이볼이 SNS에서 주목받으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과일 원물을 넣어 시각적 재미를 극대화한 제품들이다. 실제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CU의 생과일 하이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1.6% 늘었다. 같은 기간 GS25의 생과일 하이볼 매출도 7.8배 증가했다.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한 ‘피스마이너스원’ 등 히트상품이 등장하면서 업계도 관련 품목을 늘리고 있다. GS25는 생과일 하이볼 제품을 지난해 11종에서 올해 18종으로 확대했다. CU는 1년 전보다 10종 늘렸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8월 생과일 하이볼 2종을 출시한 이후 10종으로 품목을 추가했다.
업계는 이른 더위로 하이볼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3분기 하이볼 월별 매출은 1분기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하이볼이 월 매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주류 성수기인 여름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