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실태 조사 검토…업계는 ‘긴장’ [투자360]

‘거래소 수수료 인하 유도 사전단계’ 평가
“해외 사례 고려해 적정 수준 살펴볼 것”
李공약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0.05%→0.015%”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금융위원회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수준에 대한 실태 조사를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했던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인하’ 공약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 검토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위는 전날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현행 수수료 체계 및 부과 방식, 수취 금액 등에 대한 실태 조사 계획을 검토했다.

거래 수수료가 이용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수준의 부담이 되고 있는지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개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다. 해당 내용은 청년자산형성지원 정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거래소들의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인지, 해외 사례와 비교해 적정 수준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태 조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 항목에는 수수료율 체계, 자체 공시 여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전날 금융위의 새 정부 공약 이행계획과 관련한 국정기획위원회 업무 보고에는 비교공시 등을 통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율적 수수료 인하 유도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가 수수료 인하를 위한 사전 단계로 해석되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목표 수수료율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외 거래소 간 비교와 이용자 편익 분석 등을 통해 정책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지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에서 거래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수수료 인하 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의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대부분이 현물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며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수수료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경우 수익이 급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수료를 낮추면 거래량 증가로 만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거래량이 그만큼 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매출의 대부분이 수수료 수익이다. 두나무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1조7094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72%에 이른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율적 수수료 인하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공약에서 약 0.05% 수준인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0.015%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업무보고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추진 방안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제출한 업무 보고서에서 금융·가상자산 시장 연계에 따른 리스크와 실물 경제 영향, 투자자 편익 등을 고려해 하반기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근거를 마련하고 설정·수탁·운용·평가 등 관련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장치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스테이블 코인 관련 규율 마련을 골자로 한 가상자산 상장·공시, 사업자 영업행위, 불공정행위 조사·처벌 관련 2단계 입법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정책 공약집에서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행·상장· 거래 등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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