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상 기준 3.5%까지 고려…단계적 증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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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과 나토. [로이터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5% 수준의 국방비 지출 목표에 합의하면서 한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나토가 미국의 국방비 5% 인상 요구안을 수용하면 한국에 GDP 5%를 국방비로 지출하라는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와 AFP 등은 22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와 안보 지출을 2035년까지 GDP 5% 수준으로 설정하는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고 나토 주재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교관들은 나토 32개 회원국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오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승인해야 공식적으로 채택된다.
다만 나토에서 국방비 지출 수준이 가장 낮은 스페인은 이번 가이드라인에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TV연설을 통해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방위 투자를 늘리려는 정당한 바람을 완전히 존중하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앞서 GDP 5%를 국방비 지출로 약속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성명 초안에 반대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GDP 1.24%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GDP 대비 직접 군사비 3.5%, 간접적 안보 관련 비용 1.5%를 합해 5% 국방비를 제안하고 합의를 추진해 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에 자력 방위를 요구하며 요구한 수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나토가 GDP 5%를 국방비로 지출하라는 미국 요구에 동의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에 대해서도 국방비 지출을 대폭 증액하라는 거센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도 GDP 5% 수준까지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기준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61조원 규모인 국방비를 130조원까지 증액해야 한다.
이에 국방부는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국방비를 지속해서 증액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주요 동맹국 가운데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한국 국방비는 10년 전인 2015년 37조5550억원과 비교해 63.1%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국방비 인상 압박이 거세질수록 정부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등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대로 예측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 초기 국방비 부담이 급증할 경우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서 동맹국 대비 GDP 비중이 높다는 사실과 함께 단계적인 국방비 증액 의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단기간 국방비 인상은 어렵지만 미국 요구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점진적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 위협이 남아있는 안보환경을 고려해 2030년까지 미국 인상 기준인 3.5%까지 증액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엄 사무총장은 “국방비 증액 의지를 보여준다면 주한미군 부분 감축 등 여러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단순히 미국 압박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우리 군 체질을 바꾸기 위한 혁신 기회로 삼고 과감한 국방비 투자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