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전용 PEF시장 154조 ‘껑충’…투자 신중·회수 올인

작년 투자집행 24.1조, 2년째↓
회수액은 18.5조, 3년연속 유지
드라이파우더 36조1000억 대기



지난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시장이 처음으로 150조원을 돌파했다. 양적팽창 기조는 이어지고 있으나 PE의 투자 집행액은 2년 연속 줄었다. 인수합병(M&A)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출자자(LP)의 자금 회수 의지가 커지며 PE 역시 회수에 몰입하는 모습이다.

운용사들은 제도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으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가 36조원가량 대기 중인만큼 올해 자금 소진 부담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PEF 수는 1137개, 총 약정액은 15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펀드 수는 11개 증가하고 약정액은 17조2000억원 늘었다. 작년 중 PEF에 새롭게 출자 약정된 금액은 19조2000억원으로 전년 18조7000억원과 5000억원 차이에 그쳤다. 신설 PEF는 173개로 전년 대비 26개 증가했다.

2004년 PEF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유지 중이지만 PE의 실제 투자 집행은 위축된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PE의 투자 집행금액은 24조1000억원으로 전년 32조5000억원 대비 26% 가까이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 PE의 투자금은 2년 연속 역성장 상태다.

지난해 PE는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에도 소극적인 경향성을 보였다. 태영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성사된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2조700억원)의 경우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는 대형 거래가 성사됐으나 전체 투자금을 견인하기에 한계가 따랐다.

PE가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펀드 수익 극대화를 위한 회수 작업에는 속도를 올렸다. 작년 말 PE가 회수한 투자금은 18조5000억원으로 3년 연속 18조원대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해산된 PEF는 164개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펀드의 평균 존속기간은 약 5년으로 집계됐다

최종 회수(Full Exit)가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M&A를 통해 PE가 거둔 자금은 12조4000억원으로 전년 10조8000억원 대비 약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당과 소수지분 정리 등 중간회수는 8조원에서 6조1000억원으로 23.8% 감소했다.

PE의 보수적 투자 기조로 드라이파우더 역시 36조1000억원이 대기 중이다. 2023년 말 37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가량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PE의 투자 이행률은 76.5%로 최근 3년간 유의미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어 대기 자금 소진은 PE 업계 최대 과제로 지목된다.

정부에서 PEF 제도 손질 의지를 보이는 점은 운용사를 위축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올 3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가 불거지며 PE를 향한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차입한도 축소, 상장사 의무공개매수 등 직접 규제를 고안하고 있다.

PE 입장에서도 LP의 출자금 소진과 회수 압박이 공존하는 만큼 투자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주요 M&A 역시 PE 중심으로 거래가 구체화 되고 있다. 조 단위 거래 규모가 예상되는 SK실트론, HS효성첨단소재 사업부 분할매각, DIG에어가스, SK에코플랜트 환경자회사 등 주요 딜에서 PE가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 운용사(GP) 내부통제 실태 파악 등을 통해 기관전용 사모펀드 업계의 시장질서 확립과 건전한 발전을 위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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