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반등 없으면 2100년엔 생산인구 100명이 노인 140명 부양
2040세대 “결혼·출산은 선택 아닌 조건”…슬픔·공포가 지배하는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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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78(2022년 기준)이라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던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가 또다시 한국을 걱정했다. [사진= EBS 유튜브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2125년 대한민국 인구가 서울 인구만큼만 남는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3일 ‘2025 인구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인구절벽의 가속구간에 진입했으며, 지금처럼 초저출산 기조가 이어질 경우 향후 100년간 인구는 한 번도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2125년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전체 인구가 753만명까지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지금의 15% 수준이며, 서울시 인구(약 930만명)보다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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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제공] |
보고서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기반으로 기존 50년 전망을 100년으로 확장했다. 그 결과, 중위 시나리오 기준으로도 2075년까지 인구가 30% 줄고, 이후 50년 동안 다시 절반으로 줄며 급격한 인구 수축이 진행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인구 모멘텀’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율이 낮으면 다음 세대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그 다음 세대는 더 줄어드는 식의 악순환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심화된다. 현재는 일하는 사람 100명이 노인 30명을 부양하고 있으나, 2100년에는 이 수치가 100명이 노인 140명을 부양하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고령부양비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아진다.
연구원은 “부양 인구가 생산 인구보다 많아지는 ‘역피라미드’ 사회가 현실화된다면 연금·의료·세금 등 모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5 인구보고서’는 출산율과 고령화만을 다루지 않는다. 실제 삶의 조건과 사회 인식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6만건의 게시글을 분석해 2040세대의 진짜 인식을 추적했다. 결혼과 출산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고, 감정 분석에서도 기쁨보다는 슬픔과 공포가 지배적인 감정으로 확인됐다.
결혼 관련 게시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돈’, ‘집’이었다. ‘사랑’이나 ‘마음’보다 훨씬 높은 빈도를 기록하며 결혼이 감정보다 조건에 따른 선택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했다. 출산 관련 글에서도 ‘아이’, ‘출산율’ 다음으로 ‘돈’과 ‘복직’, ‘회사’ 등이 상위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는 출산이 경력 단절과 생계 불안정, 사교육과 양육비 부담 등 복합적 요소로 얽힌 문제임을 보여준다.
육아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육아휴직’이 가장 많이 언급됐지만, 그 사용 조건과 복직 후 차별, 경력 단절 우려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다. 감정 분석에서도 ‘슬픔’과 ‘공포’가 육아와 육아휴직 게시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제도가 존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작동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해법도 담겼다. 각 분야 전문가 17인이 참여해 ▷노인의 노동시장 재편과 정년 연장 ▷비혼 출산 가족에 대한 차별 해소 ▷이민정책의 전환 ▷‘키즈프렌들리’ 사회로의 문화적 전환 ▷기업의 인구경영 등 기존 틀을 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은 “한국은 지금 역사상 처음으로 ‘무자녀’가 보편화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선택이 아닌 구조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며 “지금의 선택이 100년 뒤 대한민국의 존립 조건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