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려운 방산·철도 용어 번역, AI가 척척”…현대로템이 직접 만든 ‘AI플랫폼’ 나왔다

현대로템, 자체팀 꾸리고 AI 도입
실제 철도 해외사업서 사용도 높아
향후 방산+플랜트 부문서도 검토
“산업계, 화두는 자체 딥러닝 갖추기”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전동차가 생산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성우·한영대 기자] 현대로템이 최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체 AI(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이 핵심인 각 사업 분야에서 오픈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전무한 상황에서 AI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구상으로 풀이된다.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초 각 사업부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AI협의체’를 꾸리고, 사내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위한 조치에 돌입했다. 철도와 방산, 플랜트 등 각 사업부 내에서 인공지능이 필요한 분야를 확인하고, 실제 인공지능 서비스가 도입될 여지를 확인한 것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3년 사내에 ‘디지털팩토리팀’을 꾸리고, 생산시설 곳곳에서 업무 효율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현 조직에서도 자동화 관련 논의가 진행된다.

이를 통한 실제 첫 결과물이 자체 AI플랫폼이다. 해당팀은 실제 철도 사업의 해외 수주 과정에서 자체 AI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철도와 관련한 문서를 현지 언어로 번역하고, 실제 사업부에서 효용을 점검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해외 수주에서는 영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번역할 일이 많은데, 자체 AI플랫폼이 전문용어를 실제로 잘 번역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철도와 관련해서는 전문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 번역업체를 쓰는 것만큼 정확다는 평가가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향후 해당 플랫폼을 번역 뿐만 아니라 실제 계약서 작성과 오자 확인, 그림 파일에서 문자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해 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철도 사업을 시작으로 방산과 플랜트 사업에서까지 적용 범위를 확장시켜나간다.

다른 방산업체들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AI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AI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생산라인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체 챗GPT 등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한편 산업계 전반으로 범위를 확장했을 때 GS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GS는 최근 자체 AI 전환 플랫폼인 미소(MISO) 개발에 성공했다. 미소는 챗GPT 기능을 포함해 임직원들이 스스로 AI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GS 계열사인 GS칼텍스는 미소에 기반한 생성형 AI 통합 플랫폼 ‘AIU’를 오픈하기도 했다. AIU를 통해 GS칼텍스 임직원들은 회사 데이터와 전문 지식을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에 올리지 않고도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딥러닝 기술을 사용시 가장 우려되는 것이 정보 유출인 만큼, 자체 플랫폼 구상은 향후 업계에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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