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정치 심화 역효과”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은 당원 권한 강화 작업에 나섰다. 당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몫을 평당원에 내어주는 데서 나아가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를 예고한 상태다. 원내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정정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지지가 탄탄한 당원들의 목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인데 당내에선 팬덤정치 심화로 인한 역효과 우려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당 역사상 최초의 평당원 최고위원을 다음 달 초 선출할 계획이다. 민주당 평당원 최고위원 준비단은 오는 20일까지 최고위원 후보자 접수를 하고, 서류 및 면접 심사와 정견발표·토론 등 다면평가를 통해 3~5인으로 후보를 압축한다. 다음 달 3~4일 전 당원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발된 평당원 최고위원은 같은달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받게 된다.
이는 정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평당원 최고위원을 뽑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정 대표는 앞서 전당대회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민주당은 주인인 당원의 뜻을 따라 당원의 뜻대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새로운 민주당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당원께서 저를 당 대표로 뽑아주신 건 ‘1인 1표 시대’, 당원주권시대로 저를 도구로 쓰기 위함이라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일 첫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원주권정당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장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 대표가 이처럼 평당원에게 힘을 싣는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정 대표의 지지 기반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한다. 정 대표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저돌적인 스타일이 평당원 사이에서는 호응을 얻지만 원내에는 이렇다 할 ‘자기 세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선거 득표율을 보면 정 대표는 권리당원으로부터 66.48%, 국민여론조사에서 60.46%의 득표율을 올렸지만 대의원 투표에서는 46.91%에 그쳤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의원이란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중앙당 사무직 당직자 등을 가리킨다. 정 대표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등가성을 조정해 ‘1인 1표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1만6831명의 대의원 선거인단의 표는 15%, 111만 1442명인 권리당원 선거인단의 표는 55%로 계산됐다. 선거 반영 비율과 선거인단의 수를 나눠보면 대의원 대 권리당원의 비중이 약 17 대 1로 반영된 것이다.
당원 주권 강화 흐름을 놓고 당내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당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건 긍정적이지만 결국 특정 세력 간 알력다툼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 한 3선 의원은 “당 상황에 따라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은 수도 없이 변화했다. 지금도 권리당원 비율이 55%인데 (등가성을 맞추려면) 전부 당원 표로만 뽑겠다는 거냐”며 “순기능만 있을지 어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평당원 최고위원이라고 해도 어떤 세력에서 미는 인물이 나올 수 있다”며 “국민의힘으로 치면 전한길, 전광훈과 같이 팬덤정치에 기반한 평당원 최고위원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