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번 인내 끝 포효…플리트우드, PGA 투어 첫 우승 “나는 늘 내가 자랑스러웠다”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서 첫 우승

‘163전 164기’ 무관의 제왕 마침표

최종전 우승상금 1000만 달러 잭팟

셰플러 공동 4위, 임성재 공동 27위

 

토미 플리트우드가 투어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후 활짝 웃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18번홀(파5) 그린으로 올라오는 그는 이미 감정에 북받친 표정이었다. 지난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그는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겨루며 “USA”를 연호하는 갤러리의 함성 속에 역전패했다. 하지만 이날은 그가 경쟁자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그린에 오르는 순간 그의 이름과 잉글랜드를 외치는 목소리가 더 컸다.

두달만에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 수많은 패배의 순간에도 강한 인내심과 품격있는 태도를 보여준 그의 첫 우승을 향한 응원이었다. 세계랭킹 10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마침내 ‘무관의 제왕’ 타이틀을 내려놨다.

2018년에 데뷔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64번째 도전에서 거둔 첫 우승. 그것도 1000만 달러 우승상금이 걸린 ‘왕중왕전’에서 터뜨린 잭팟이었다.

플리트우드는 24일(미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 공동 2위 캔틀레이와 러셀 헨리(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플리트우드는 챔피언 퍼트를 홀컵에 넣은 뒤에도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동반자와 악수를 나누고 캐디와 포옹했다. 그리고 나선 “토미”를 연호하는 갤러리를 향해 힘차게 포효했다.

플리트우드는 우승 상금 1000만달러(약 138억5900만원)를 손에 넣었고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인 캘러미티 제인 복제 퍼터와 함께 PGA 투어 플레이오프 우승자에 주는 페덱스컵 등 2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토미 플리트우드가 ‘첫 승’의 의미로 손가락 하나를 편 채 페덱스컵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플리트우드는 DP월드투어에서 7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PGA 투어에서도 수차례 우승 경쟁을 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앞서 163차례 대회에서 준우승을 6차례 했고 5위 이내에도 30번이나 진입했다.

이 때문에 ‘우승 없이 가장 많은 상금을 번 선수’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우승 없이도 통산 상금은 3343만669달러에 달했다.

이런 히스토리 때문에 플리트우드는 대회 때마다 늘 첫 우승에 대한 불편한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싫은 기색 없이 스스로의 플레이와 성장에만 집중하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자신을 물리치고 우승한 상대에 대해서도 따뜻한 시선과 격려를 잊지 않았다.

플리트우드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해 늘 자부심을 느껴왔다. 우승을 했든 못했든 내 커리어에 대해 여전히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오늘 해냈다는 게 기쁘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앞으로도 더 나아지기 위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플리트우드는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앞서 나갔다. 10번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12, 13번 홀 연속 버디로 순항을 이어갔다. 플리트우드는 이렇다할 위기 없이 공동 2위 캔틀레이에 3타 차 선두로 18번홀에 섰고 캔틀레이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여유있게 마지막 우승 퍼트를 마무리했다.

2021년 페덱스컵 챔피언 캔틀레이가 3타 차 준우승(15언더파 265타)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2타를 줄여 공동 4위(14언더파 266타)로 대회를 마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23위(6언더파 274타)에 그쳤다.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임성재는 이날 2타를 줄였지만 공동 27위(이븐파 280타)의 아쉬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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