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전남, 녹색 AI와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미래를 열자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명예교수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명예교수


광주광역시는 문재인 정부 시기, 다른 지역이 SOC 사업을 신청할 때 과감히 인공지능(AI) 산업을 선택했다. 이는 창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결정이었다.

1단계 사업(2020~2024)은 4300억 원 규모로 AI 집적단지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창업·실증·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세계적 수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예산 탓에 ‘소버린 AI(국가 독자 AI)’로 도약하기는 어려웠다.

올해 정부는 광주를 포함해 대구·경남·전북을 4대 AI 산업 혁신 거점지역으로 지정하고, 광주에는 6000억 원 규모의 AI-X(인공지능 전환) 실증밸리 사업(2026~2030)을 예타 면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드론, 스마트 교통, 에너지 효율, 의료·안전 서비스 등이 주요 과제다. 그동안 준비했던 ‘AI 실증도시 광주’의 위상을 인정하고, 2단계 사업 예산 총액을 늘려 집중 투자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AI 산업은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광주는 2025년 예산 공백으로 2단계 사업을 2026년에 시작하게 됐다. 이는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선도 도시 광주에 집중 투자하여 전국적으로 그 성과를 확산하는 정책이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광주·전남은 AI·반도체·재생에너지의 결합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수도권은 RE100 조건상 반도체 공장 입지가 어렵지만, 전남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 따라서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광주·전남에 유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광주와 전남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AI 산업과 재생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데이터센터와 에너지를 공동 활용하고 잉여 전력으로 수소제조, 양수발전, 해수담수화 같이 ESS를 확충하고, 미래 전력 수요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결단이다. 광주에 국가컴퓨팅센터를 세우고, 소버린 AI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군공항 이전지와 송정역, 금호타이어 부지 등을 활용해 AI 기반 미래도시를 구상하자. 재생에너지와 마이크로그리드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AI 의료·스마트 팩토리·주거가 결합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광주와 전남은 저출산과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해법은 분명하다. AI와 반도체, 재생에너지의 융합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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