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유산에도 불만, 노모 폭행 패륜 형제 “어머니 멍 잘 드는 체질”

존속상해치사 혐의 형제 첫 공판서
변호인 “어머니 화 내는 상황에서 형이 제지”
“어머니 약물 장기간 복용, 멍 번지는 부작용”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막내에게 재산을 더 챙겨줬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자산가인 90대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첫째와 둘째 형제가 혐의를 부인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전날 존속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 B씨 형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형제 측 변호인은 “의도적으로 어머니를 상해할 것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재산 처분과 관련해 의견 대립으로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었고 어머니가 화를 내시는 상황에서 형이 제지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는 멍이 잘 드는 체질이었고 ‘와파린’이란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 멍이 쉽게 생기고 번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어머니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멍은 설명 가능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은 별개 문제다. 인정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B씨에 대해서도 “A씨가 어머니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동조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A씨와 B씨 형제는 지난 4월 7일 서울 서초구 어머니 C씨 주거지에서 셋째에게 증여한 재산을 자기들에게도 분배해달라는 요구를 C씨가 거부하자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형제는 수백억원대 재력가인 어머니가 자신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셋째에 넘긴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다툼을 하다 살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A씨 형제가 지난해에도 재산 분배에 불만을 갖고 세 차례에 걸쳐 폭언과 협박 등 정서 학대를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건은 지난 4월 7일 C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셋째 며느리가 병원을 동행하기 위해 C씨 집에 왔을 때 이미 현장에는 A씨와 B씨가 있었다. C씨 몸에는 멍 자국이 가득했고, 사인은 외력에 의한 뇌출혈로 밝혀졌다. 형제는 C씨의 죽음이 자신들과의 다툼 끝에 한 “자해”라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외력으로 인한 뇌출혈로 자해인지 상해인지는 판단이 어렵지만, 갈비뼈 여러 대가 연속으로 부러지고 팔이 꽉 잡힌 흔적 등으로 보아 자해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C씨는 자수성가해 수백억원대 재산을 일군 남편이 사망한 뒤 세 형제에게 각각 시가 약 100억 원 상당의 서초구 소재 4∼5층 건물 등을 사전 증여했다. 하지만 A 씨와 B 씨는 사건 발생 6개월 전 평소 피해자를 극진히 모시던 셋째 가족에 좀 더 많은 재산이 간 것을 알게 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검경의 판단이다.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첩 등에는 노모의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고 직접 찾아간 날의 기록, 그리고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려고 준비한 계획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또한 사건 당일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들의 증언도 확보됐다. 숨진 피해자와 주변인과의 통화녹음에는 사건 발생 전부터 아들들의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담긴 피해자의 육성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또한 두 형제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두 사람이 “(모친의 사망은) 자해로도 될 것 같다”며 입을 맞춘 내용이 확인됐다.

존속상해치사죄는 직계존속을 대상으로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줄 정도의 신체 내외에 손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하면 성립한다.

검찰은 목격자와 이웃 주민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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