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보란 듯’ 대출력 고체엔진 시험 참관…북미대화 신경전

방중 끝낸 北 “핵 전략 무력 중대한 변화 예고”
“향후 SLBM에 접목할 경우 조금 더 위협적”
유용원 “전형적인 살라미식 긴장 고조 선전 방식”


북한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미사일총국이 화학재료연구원과 함께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또다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전현건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엔진 지상분출실험을 참관하면서 미국을 향해 재차 대화를 압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중국 전승절 방문에 이어 전형적인 단계적 긴장 고조 전략을 취해 다시 한번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될 탄소섬유 고체 엔진시험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사일총국이 화학재료연구원과 함께 전날 “탄소 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또다시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출력 탄소 섬유 고체 발동기 개발이라는 경이적인 결실은 최근 우리가 진행한 국방기술현대화사업에서 가장 전략적인 성격을 띠는 성과”라며 “핵 전략 무력을 확대강화하는 데서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또 이번이 마지막 지상분출 시험이라면서 앞으로 이 고체엔진을 이용한 신형 ICBM 개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이같은 무력 과시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무기개발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존 연구를 발전시켜 수위를 조절하며 미국을 향해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에 가기 직전에도 화학재료종합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번 참관 또한 방중 직후에 이어진 것으로 대미 압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결국엔 (미사일이) 멀리 가는 능력을 강조한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을 위협해야 하는데, 재조립체나 다탄두 기술을 공개할 경우 미국이 크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에 중간 단계로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이어 “(미사일 기능 중) 업그레이드된 항목이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진 않을 것”이라며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다만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탄소 섬유를 사용하면 (수중에서도) 더 멀리 갈 수 있다. 이것은 (미국에) 위협적일 수 있다”면서 “다만 이번에 공개한 것은 ICBM이고, SLBM은 아니다. 향후 만약에 SLBM으로 접목시킬 경우 조금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미국 탐색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왼편에 서서 다자외교 무대 데뷔를 마친 김 위원장이 이제는 미국과 직접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와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ICBM 화성-20 탄두부를 공개하며 추력 약 200톤의 신형 고체엔진 개발 계획까지 밝혔는데, 어제(8일) 시험에서는 계획된 수치보다 높게 나온 것까지 공개하며 고체 엔진 개발 기술력을 과시까지 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다탄두로 추정되는 탄두부, 신형 대출력고체엔진 공개는 북한의 전형적인 ‘살라미식 긴장 고조 선전 방식’으로 다음 달 10일 당 창건일 전후 신형 ICBM 화성-20을 발사할 가능성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