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李 유연한 메시지에 ‘정책 랠리’ 기대…“정부 시장 친화적 스탠스 재확인” [투자360]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간담회
양도세 대주주 기준·배당소득 분리과세 재검토
대주주기준 유지·분리과세 최고세율 하향 기대
고배당주 주목…‘자사주소각 1년 미만’ 유리


11일 코스피가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317.77)를 하루 만에 갈아치우며 상승 출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9시 3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0.05포인트 상승한 3344.58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88.10원이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코스피 정책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관된 ‘시장 친화 정책’이 이어질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코스피가 ‘레벨업’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 강화 여부와 관련해 “주식시장은 심리로 움직인다”며 “주식시장 활성화가 그로(양도소득세 기준 강화) 인해 장애를 받을 정도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변경을 추진했으나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기존(50억원)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지난 7월 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기존 50억원을 10억원으로 낮추는 안이 담기면서 주식 시장 내 ‘뜨거운 감자’였다. 기준이 강화되면 연말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려는 매도 물량 속출에 따른 주가 변동성을 키울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앞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의지로 정책 랠리를 펼쳤던 코스피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3100~3200을 오가는 박스권에 갇혔다.

연말 매도 물량 우려도 투자심리를 억눌렀지만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투자자 친화적 환경 조성에 대한 정책 기조(스탠스)가 불확실성에 놓인 점은 장애물로 작용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날인 8월 1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코스피, 코스닥)에서 4조3295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자 매수세도 줄어들었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되기 직전 7월 한달 간 국내 증시를 6조2620억원 사들였지만 이후부터 전날까지 순매수액(1조6947억원)은 72.94% 감소했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유지하겠다데 무게를 실으면서 코스피는 정책 모멘텀을 확보하게 됐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가신데다 정부의 시장 친화적 스탠스가 다시 드러나면서다. 이날 ‘50억원으로 유지’ 결정을 기대한데 따른 실망감에 금융지주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도 이날 오후 2시 26분 기준 16.05포인트(0.48%) 오른 3330.58을 기록하며 역사적 고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에 대해서도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세수에 큰 결손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책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적용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최고세율이 높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그간 실망 매물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이 유연한 태도를 보인 만큼 최고세율이 당초 기대치인 25% 수준으로 낮춰질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세 최고세율을 25%로 하향하는 방안까지 논의된다면 본격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가능하다”며 “랠리의 핵심은 주주환원 규모 증가와 분리과세 수혜로 인한 고배당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코스피가 연말 정책 랠리 등에 힘입어 고점을 형성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시장 친화적, 효율주의적 스탠스가 재차 확인됐다”면서 “9월 정기 국회에서 배당소득분리과세,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 등 세부 논의에 따라 추가적인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고 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배당소득분리과세 최고세율 30%미만’과 ‘자사주(구주) 매입 소각 유예 기간 1년 미만’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부 스탠스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나 구조적 목표를 고려하면 연말 지수는 3000포인트 이하보다는 사상 최고치 이상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담은 3차 상법 개정안도 정책 랠리 변수다. 시장에서는 유예기간이 1년 이상으로 정해지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하거나 제3자에 매각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소각 의무화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거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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