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리메이크 아랍 겨냥
“양국 문화코드 비슷해 더욱 기대”
K-드라마 콘서트엔 600여명 몰려
![]() |
|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할리치 의회 센터에서 열린 ‘K 콘텐츠 엑스포 튀르키예’ 행사장에서 콘텐츠 기반 캐릭터 IP 전문 기업 퍼뷸러스 관계자들이 튀르키예 영화 판매 및 제작사 제더 프로덕션(Zerder Production) 관계자들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 |
“마치 첫눈에 반한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찾던 기업입니다.”
튀르키예 뉴스 채널 TV Net의 콘텐츠 배급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지 컨설팅 업체 악수&파트너스(Aksu&Partners)의 라이센스 디렉터 무스타판 나치 투란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K-콘텐츠 엑스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콘텐츠와의 인연은 그가 중학생이었던 10여년 전 튀르키예에서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처음 접한 이후부터였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드라마와 음악 뿐만 아니라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들이 튀르키예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해당 제품들이 ‘원소스 멀티유스(OSMU)’을 통해 다른 시장의 상품으로도 가공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K-콘텐츠 엑스포’가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 할리치 콩그레스 센터 행사장은 한국 콘텐츠 기업들을 만나려는 현지 기업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진행된 이번 엑스포는 ▷튀르키예에서 개최된 첫 B2B(기업 간 거래) 콘텐츠 간담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튀르키예 비즈니스센터 개소식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K-콘텐츠 엑스포’는 국내 콘텐츠 기업의 신흥 및 잠재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콘진원의 대표 해외 사업이다.
행사에는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스, 에스엘엘중앙, KBS미디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케나즈 등 방송, 게임, 만화·웹툰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유망 콘텐츠 기업 30개사(방송 20개사, 게임 5개사, 만화·웹툰 5개사)가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수출상담회 및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현지 및 인근 지역 바이어와의 만남을 가지고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현지에선 아쿤메디아(ACUNMEDYA), 테레테(TRT), 카날 디(Kanal D), 맥스 워너 브라더스(MAX WARNER BROS.) 등 총 85개사의 바이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 |
|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튀르키예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현지 공동 제작사인 O3 미디어(O3 Medya)와 다스 야핌(Dass Yapim) 관계자들이 CJ ENM 관계자와 토크쇼에 참여한 모습[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튀르키예, ‘드라마 제작’ 세계 2위…현지 기업인들 “K-콘텐츠로 유럽·중동까지 수출 목표”
튀르키예에서 한국 콘텐츠 사업의 발전 가능성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콘진원에서 발간한 ‘튀르키예콘텐츠 산업동향’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세계 2위 드라마 제작국이다. 드라마 시리즈 수출 규모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이기도 하다.
튀르키예 TV 제작자들은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들이 리메이크된 작품들을 유럽과 중동 지역에 수출하고 있어 튀르키예에서의 한국드라마 전망은 더욱 밝다.
튀르키예 영화 판매 및 제작사 제더 프로덕션(Zerder Production)의 아하멧 알림 일마즈는 “튀르키예의 기성세대는 서구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Z세대(1997~2012년 출생)는 한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향후 몇 년 안에 K-콘텐츠를 터키와 동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로 배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쿠웨이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엠비비전 스튜디오스(MBVision Studios)의 경우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5 K 콘텐츠 엑스포 in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번 행사에도 참가했다. 이미 사우디 엑스포에서 가원글로벌, 난센스, 썸씽스페셜, 캐릭터링크 등 4개 콘텐츠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튀르키예에서도 새로운 한국 콘텐츠 기업들을 찾고 교류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다.
마날 알가라발리 엠비비전 스튜디오스 최고경영자(CEO)는 본지 취재에 “K-콘텐츠와 관련한 새로운 기업들을 더 만나고 싶었고, 콘진원 경영진을 만나 쿠웨이트 콘진원 센터를 유치하는게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며 “한국 콘텐츠는 이미 쿠웨이트에서 큰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현지 제작이나 애니메이션으로 교류하는 것은 훌륭한 발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할리치 콩그레스 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튀르키예 비즈니스 센터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정연두 주(駐)튀르키예 대사(오른쪽 다섯번째)와 황영성 콘진원 튀르키예 비즈니스센터장(오른쪽 네번째),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오른쪽 세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콘진원 튀르키예 비즈니스센터 개소…“韓-튀르키예 기업들 가교 역할 수행할 것”
첫날 오후에는 콘진원 튀르키예 비즈니스 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튀르키예 비즈니스센터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로서 현지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양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양국의 콘텐츠 산업이 함께 발전하고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는 초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연두 주(駐)튀르키예 대사도 “한국 대사관 역시 정책·제도 소통의 창구로서 한국 콘텐츠진흥원과 관계 기관, 업계가 원활히 협력하도록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의 토크쇼에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튀르키예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현지 공동 제작사인 O3 미디어(O3 Medya)와 다스 야핌(Dass Yapim)이 참여했다.
O3 미디어에 따르면 튀르키예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눈물의 여왕(Queen of Tears)’은 이달 중순께 현지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메르트 우즈칸 O3 미디어 이사회 사장은 본지에 “리메이크된 눈물의 여왕의 경우 180분의 상업방송시간으로 50~60부작 상영을 목표하고 있다”며 “다만 초기 시청률에 따라 총 방영회차가 최종 결정나기 때문에 목표하는 시청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20시간 분량의 상업 방송 시간으로 최소 40부작으로도 방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시청자들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16세부터 65세 이상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과 튀르키예는 문화적 코드가 비슷해 작품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아랍권에서도 이 같은 작품에 대한 호응이 높다”며 “초기 방영 이후 목표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 아랍권 시장에도 드라마를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 튀르키예 이스탄불 할리치 의회 센터에서 열린 ‘K 콘텐츠 엑스포 튀르키예’ 행사장 |
“K드라마 OST 들으러 왔어요”…콘서트도 튀르키예 관람객 열기
행사 기간 동안 기업 간 비즈니스 교류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을 위한 문화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엑스포 둘째날 저녁부터 K-드라마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콘서트가 열리면서 가수 허각, 한리이와 튀르키예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 ‘갓듀’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장에는 현지인 600명이 자리를 가득 매웠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부터, 한류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한국 드라마 OST에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고등학생인 베르핀 에롤(17) 양은 “한국 가수들의 부르는 OST를 비롯해 갓듀를 보러 왔다”며 “K-팝과 드라마까지 심취해 있어서 한국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3일간의 행사의 마지막날인 5일에도 행사장에는 한국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형성하려는 현지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황영성 센터장은 “한국과 튀르키예의 콘텐츠 산업이 서로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교류를 지원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방송을 포함해 게임, 만화, 웹툰 기업들이 튀르키예라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스탄불=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