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사무장, 봉헌금 수억 빼돌려 ‘리딩방 몰빵’, “욕심에 눈이 멀었다” 신부에 고해성사

경찰, 업무상 횡령 혐의 60대 구속영장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목포의 한 성당 사무장이 수억원대 헌금을 빼돌려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전액을 잃은 사실이 고해성사로 드러났다.

뒤늦게 사무장의 횡령 사실을 알게 된 성당 측이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60대 성당 사무장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성당 토지 매입과 건축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걷은 헌금 4억8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성당의 행정, 회계 등 사무를 관리하는 직책을 이용해 신자들이 낸 봉헌금을 지출 처리하는 척 속이고, 지인 계좌로 이체했다가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횡령한 돈은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투자 리딩 사기’에 쏟아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전액을 잃은 A 씨는 최근 내부 회계 관리상 횡령 사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성당 주임신부에게 면담 요청을 해 범행을 털어놓았고, 성당 측이 이를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헌금은 투자 밑천으로 쓰고 돌려놓으려고 했다”, “욕심에 눈이 멀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횡령 정황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A 씨에게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도 별도 수사 중이다.

A 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25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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