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최경주 “현대해상과 동행 10년…후배들이 자부심 느끼는 대회로”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
2016년 창설해 올해로 10주년
“최고령 우승보다 컷통과 먼저
최대한 오래 골프하는 게 목표”

최경주가 24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K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언젠가 인터뷰에서 환갑까지 골프를 치겠다고 했는데 요즘은 인생은 70세부터라고 하더라. 이제 내 목표는 ‘언제’라고 단정 짓지 않고 최대한 오랜 시간 골프를 치는 것이다.”

‘탱크’ 최경주가 4개월 만에 국내팬들을 만난다. 이번엔 선수 뿐 아니라 호스트로서 가을날의 축제 한마당을 펼친다.

2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그 무대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동행 10년’을 맞았다.

최경주는 대회 개막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후배 선수들을 위한 각별한 마음과 대회 주최사인 현대해상에 감사를 표했다.

최경주는 “1999년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갔을 때 호스트인 잭 니클라우스가 모든 선수에게 직접 환영 인사를 하고 정성스러운 선물을 주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선수들이 그 대회를 충분히 잘 준비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이번에 페럼클럽 측에 변별력을 위한 충분한 길이의 러프를 길러달라고 했고, 그리고 티박스에서 페어웨이까지 걸어가는 워크웨이를 적당하게 깎아달라고 했다. 이런 부분을 통해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질 수 있고, 대회에 출전하는 데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회는 ‘선수를 위한’ 무대를 표방하고 있다. 주최사가 출전 선수 전원인 126명의 참가비를 직접 부담하고 있고, 2018년부터는 국내 유일의 별도 상금 예비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회 총상금은 1위부터 60위 선수까지 차등 분배되고, 별도 준비된 예비비는 컷통과 선수 중 61위 이하 선수들에게 똑같이 지급된다.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선수들. 왼쪽부터 김백준 옥태훈 최경주 이수민 이태훈 문도엽 [KPGA 제공]

지난해 SK텔레콤 오픈에서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54세)을 쓴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자신의 기록을 또 갈아치우게 된다. 하지만 최경주는 우승을 의식하고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경주는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단 한 번도 대회 시작 전에 우승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언제나 1차 목표는 컷 통과, 2차 목표는 톱10,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서 잘하면 가능할 것 같다고 판단되면 우승에 도전하곤 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을 페어웨이와 그린에 잘 올리고 긴 거리 퍼트를 잘 소화하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그린을 공략할 때 볼을 핀 6야드 이내에 얼마나 자주 올리느냐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주는 “코스 디자인 자체가 핀에서 6야드 이내에 세우지 않으면 찬스가 절대 없다. 4~5야드 이내에 서지 않으면 그 다음 경기 운영이 쉽지 않다”며 “아이언샷을 4~6야드 내로 핀에 붙이고 퍼트로 승부를 봐야 한다. 인내와 끈기로 72홀을 끝까지 잘 견딘 선수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경주는 골프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오랫동안 골프를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최경주는 “골프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는, 골프로 생기는 물질적인 것을 나 혼자만 쓰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다. 내가 은퇴한 후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기본이 되지 않은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꿈나무들이 계속 나올 텐데 오랫동안 그들은 뒷받침하려면 내가 건강하게 오래 활동해야 한다. ‘언제’를 못박지 않고 최대한 오래 골프를 치는 게 목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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