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어느 정도 호흡 맞아” 트럼프 “훌륭한 케미스트리”…회동모색 美·브라질, 접점 찾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으로 관계 경색
유엔총회서 짧은 대화…대면 회담 가능성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UN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모습[AP, 신화통신]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전례없는 타국 대법관 제재와 내정간섭 논란으로 악화일로를 걸었던 미국과 브라질 간의 갈등이 해소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짧은 조우를 두고 “그와 우리 사이에 어느 정도 호흡이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는데 동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면 회담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의 케미(chemistry·조화)가 있다고 말했을 때 흡족했다”며 “당시 그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하며 우리가 이야기할 것이 많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받아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 재판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쿠데타 모의·무장범죄단체 조직·중상해·문화재 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보우소나루에게 27년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우파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 ‘열대의 트럼프’라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다. ‘절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처한 사법 위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 비판하며 브라질에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브라질 제품에 대해 5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브라질 대법관 8명의 미국 비자를 취소했다. 담당 대법관인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 개인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 미국내 자산을 동결시켰고, 그 부인 비비아니 바르시 지 모라이스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범죄자도 아닌 개인을 미국이 제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 권력기관과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과거의 헤게모니를 그리워하는 극우 세력의 지원을 받는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연단에서 내려온 뒤, 다음 연설 순서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20여초간 짧게 대화를 나누며 양국은 다음주께 회동을 조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기자들에게 “제가 (유엔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브라질 지도자가 나오고 있었다”며 “제가 그를 보고, 그가 저를 봤으며,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룰라에 대해 “그는 정말 좋은 사람 같았고, (그와) 훌륭한 케미(chemistry·조화)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도 “트럼프와 논의할 사항이 많으며, 그와의 상생 합의 모색을 통해 미국과 브라질은 다시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룰라는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유엔의 적극적인 관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룰라 대통령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고, 브라질과 중국 주도로 추진하는 ‘평화를 위한 친구들 그룹’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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