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타이타닉호 한 척 더 있었다…발견된 곳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후 건조
같은 조선소서 쌍둥이 선박 만들어
1차대전 때 英해군이 병원선 활용
독일군 기뢰에 침몰해 30명 사망
그리스 앞바다서 유물 인양 성공

사진은 지난달 중순 그리스 정부가 인양 작전을 벌이고 있는 타이타닉호의 쌍둥이 선박 브리태닉호. 브리태닉호는 1차 세계대전 도중인 1916년 독일군 기뢰에 맞아 침몰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병원선으로 사용되다 그리스 앞 에게해에서 침몰한 배에서 처음으로 유물 인양에 성공했다.

브리태닉호 인양 장면. [AP]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그리스 잠수부들과 고고학자들은 최근 케아섬 앞바다 수심 120m 깊이에 가라앉아 있는 난파선 브리태닉호에서 유물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그리스 문화부는 선박 경고 종, 신호 램프, 1·2등석용 휴대 장비, 튀르키예식 목욕탕 장식에 사용된 도자기 타일, 관측용 쌍안경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브리태닉호는 호화유람선 타이타닉호가 1912년 4월 침몰한 후 같은 조선사인 영국 할랜드 앤드 울프가 개량형으로 건조한 쌍둥이 선박이다.

브리태닉호 인양 장면. [AP]


1차 대전 중인 1915년 영국 해군에 징발돼 발칸 반도와 중동 전선에서 다친 수천명의 영국 군인을 수송하고 치료하던 중 1916년 11월 그리스 케아섬 해상에서 독일군 기뢰에 부딪혀 침몰했다. 당시 배에 탄 1000명 중 30명이 사망했다.

이후 수십 년간 정확한 침몰 지점을 찾지 못하다가 1975년 한 프랑스의 해양 탐험가에 의해 난파선의 위치가 파악됐다.

그러나 수심이 깊고 작업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그리스 내 다른 유적 발굴에 우선순위가 밀려 난파선 인양이나 유물 발굴이 마냥 지연됐다.

그러다 1990년대 브리태닉호의 탐사권을 획득한 영국 역사학자가 일을 밀어붙이면서 올해 5월 첫 공식 탐사가 이뤄졌다.

그리스 문화부 수중 고고학 담당 디미트리스 쿠르쿠멜리스는 “이 유물들은 20세기 초 여객선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것들로 매우 소중하다”며 “에게해에서 이처럼 많은 유물을 발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가죽이나 밧줄 같은 유물은 부식돼 회수할 수 없었고, 선박의 무선 통신 장비도 위치상 어려움이 있거나 보존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인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추후 탐사대를 더 파견해 유물 인양 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확보한 옛 물건들은 현재 아테네에 건설 중인 수중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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