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핵미사일’ 쓰이던 토마호크…우크라에 제공할까?

푸틴과 헝가리 회담 앞둔 트럼프
러시아에 휴전 압박용 전략적 카드로 토마호크 거론
ATACMS·드론보다 훨씬 긴 사거리 가져
모스크바 및 후방 기지도 타격 가능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 해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두고 ‘밀당’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서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는 그간 분위기와 달리 유보적인 태도로 선회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도 토마호크가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 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줘버리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토마호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서도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2주 내 헝가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러시아에 대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 합의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협상 카드로 활용할 만큼 토마호크 미사일의 파괴력과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는 메시지로도 분석된다.

토마호크는 위성항법체계(GPS)로 유도되는 아음속(약 시속 885㎞) 순항미사일로 30m의 저고도를 유지한 채 최대 2500㎞ 밖의 표적도 자로 잰 듯이 정확한 타격이 가능한 무기체계다. 우크라이나가 이를 손에 넣을 경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후방 기지들까지 정밀한 타격이 가능해져 전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에이태큼스(ATACMS·약 300㎞)나 스톰섀도·스칼프(약 250㎞)와 비교하면 훨씬 긴 사거리가 매력적이다.

1983년 실전 배치된 토마호크는 애초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용이었으나 뛰어난 범용성으로 이제는 450㎏ 규모의 고폭탄두를 단 전술용으로 더 많이 쓰이고 집속탄, 벙커버스터 등 다양한 탄두 장착이 가능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이후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최소 58회 공격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일부 정유 설비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에너지 공급에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 토마호크가 우크라이나에 보급될 경우, 우크라군에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자체 개발한 순항미사일 ‘플라밍고(Flamingo)’를 공개했지만, 미국제 발사체와는 성능면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한편 토마호크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1991년 걸프전 때다. 미국은 구축함에서 토마호크를 발사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에 대한 본격적인 응징에 나섰다. 또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전과 2003년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과 영국은 800발이 넘는 토마호크를 발사해 주요 시설들을 무력화한 바 있다. 지난 6월 ‘미드나이트 해머’로 명명된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에서도 토마호크 미사일은 가공할 정확도와 파괴력을 과시했다.

토마호크는 원래 함정·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발됐지만, 미 육군이 2023년 도입한 이동식 발사대 ‘타이푼’을 통해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토마호크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화해 러시아의 군 지휘·보급·공항 시설은 물론 에너지 인프라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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