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쑨양도 못넘은 1분44초 벽 깼다…“내 인생 최고의 순간”

전국체전 자유형 200m서 1분43초92
쑨양의 亞신기록 경신…역대 7위 기록
“1분43초 클럽 행복…올림픽까지 전진”

황선우가 20일 열린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3초92를 기록하며 목표하던 1분44초대 벽을 깬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수영 인생 내내 1분44초대 벽을 넘기 위해 애썼다. 드디어 1분43초대 클럽에 가입한 이 순간이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2·강원도청)가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일생의 목표로 세웠던 ‘1분44초 벽’을 깨며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했다. 아시아 최강자 쑨양(중국)도 넘지 못한 단단한 벽을 뚫은 그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황선우는 20일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3초92에 터치 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전광판 기록을 확인한 순간 포효했고 경기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다.

황선우가 작성한 1분43초92는 자신이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최고기록을 1분44초40을 0.48초 앞당긴 한국신기록이다. 쑨양이 2017년 세운 아시아기록(1분44초39)도 8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 기록은 또 올 시즌 세계 3위이자 역대 7위에 해당한다. 호주의 ‘수영 영웅’ 이언 소프(1분44초06)를 8위로 밀어냈다.

시상식에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한 황선우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원래 눈물이 없고,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는데, 오늘은 고생한 세월이 떠올라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며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부터 1분44초는 내게 꼭 넘고 싶은 벽이었다. 1분44초를 자주 찍으면서도, 끝내 1분43초대에 진입하지 못해 솔직히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늘 겸손한 자세를 보였던 황선우는 이날만큼은 “내가 해냈다!”고 시원하게 외쳤다. 그는 “1분43초 클럽에 들어가게 된 지금이 내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다. 가슴을 누르고 있던 게 모두 내려간 기분이다”고 후련해 했다.

전국체전 경영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황선우 [연합]

황선우는 202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2위), 2023년 일본 후쿠오카(3위), 2024년 카타르 도하(1위)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메달을 따낸 세계적인 강자다.

그러나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선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 종목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9위(1분45초92)에 그쳐 8명이 오르는 결승에도 나가지 못했다. 올해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서는 1분44초72로 4위에 올라 4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황선우는 좌절 대신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황선우는 “올해 초에 훈련량이 부족했는데 싱가포르에서 두 번 연속 1분44초대를 찍어 어느 정도 만족했다”며 “그 때부터 반등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면서 전국체전을 잘 준비했다. 그렇게 1분43초대 기록까지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신의 영법에 만족감을 표한 황선우는 이 기억을 안고 다가올 더 큰 무대에 나서겠다고 했다. 황선우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2연패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중압감이 큰 올림픽에서는 레이스 운영이 정말 중요하다. 1분43초대를 여러 번 찍어야 올림픽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며 “아직은 진정한 ‘내 기록’이 아니라고 생각하겠다. 오늘의 기억을 안고,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7년 세계선수권, 2028년 올림픽까지 나아가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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