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트럼프 APEC 방한 두고
“짧은 만남이라면 가능”…비핵화 논의에는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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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짧은 회동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간) 이 연구소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안녕하세요, 다시 보니 좋군요”라고 인사하는 수준의 회동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사일러 고문은 “만약 그것(회동)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이유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우리(미국)의 입장이 정반대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일회성 만남을 위해서라면 목표로서 비핵화에 대한 차이는 극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요즘 미국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고려할 때, 짧은 만남일지라도 큰 틀에서는 꼭 나쁜 일은 아니다”라며 “일종의 상황 파악, 접촉 유지 차원”에서 둘의 약식 만남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워싱턴 D.C.에서 ‘(북한) 비핵화는 우리의 목표이자 정책’이라고 말하고, 판문점에 가서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상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면서도 “약간의 가능성은 있다. 어쨌든 트럼프니까”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1박2일 정도로 예상되며, 때문에 APEC 본회의 참석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 석좌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의 APEC 관련 언론 조찬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APEC을 계기로 만나지 않을 거 같다”면서도 “회동(가능성)은 회의적이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여 석좌는 이어 “김 위원장 측에서도 현시점에서 회동을 원할지 불확실하다”며 “푸틴, 시진핑과는 이미 만났고,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와의 회담을 권유했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이 준비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트럼프-김정은 회동 관련 한국의 역할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은 할 수 있다면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치거나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와 김정은을 연결해준 것과는 반대가 됐다”고 짚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가능한 한 APEC 이전 타결을 바라보며 무역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협상의 최대 고비로 꼽히는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여 석좌는 CSIS 팟캐스트 대담에서 “타이밍의 문제일 수 있다”며 “핵심 투자를 특정하고 합의를 만든 뒤, 항목별로 자금이 언제 들어올지에 대한 시간표를 두는” 방식을 예상했다.
차 석좌는 최근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최근 단행한 제재가 무역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는 특히 조선 분야에서 한국과의 합의를 만들어내 그에 맞대응할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차 석좌는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 측면에서 발표할 만한 좋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일부 합의에 이르렀다”며 무역협상 이슈에 밀려 “첫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서도 내지 못한 것”이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