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평가 안 해…우선순위서 밀린 듯
시장선 ‘사업동력 잃는 것 아니냐’ 우려
금융위 “평가 별개로 사업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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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올해 자체평가 항목에서 국내 금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관련된 과제들을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해당 과제들이 ‘미흡’ 평가를 받고 사업 보완을 예고했는데, 이듬해 평가 대상에서 빠지면서 문제 해결 동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가 몰려 있는 여의도 전경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위원회가 올해 자체평가 항목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과제를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미흡’ 평가를 받고 사업 보완을 예고했음에도 이듬해 평가 대상에서 빠지면서 해외 진출 애로 등 문제 해결 동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는 올해 자체평가 대상에서 국내 금융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평가 항목을 배제하기로 했다.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금융위는 매년 초 전년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자체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정부업무평가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부처별로 자체 평가해 사업 성과를 높이려는 취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자체평가 항목은 매년 그해의 업무보고나 국정과제 내용을 토대로 설정된다”며 “올해는 글로벌 금융 사업 관련 내용들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민생금융에 초점을 맞춰 금융 정책을 펼치기로 하면서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취임 직후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 등 3대 금융 대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지정학적 리스크, 통상환경 변화, AI(인공지능) 혁신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금융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수라는 인식에서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여전히 미진한데 올해 금융위 자체평가에 관련 내용이 빠짐으로써 자칫 해당 사업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금융위가 작성한 2024년도 자체평가 보고서에는 국내 금융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장을 위한 과제들이 담겼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와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애로 사항 해소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자체평가에서 두 항목은 모두 ‘미흡’ 평가를 받았다. 자체평가 등급은 ‘매우 우수’부터 ‘부진’까지 총 7등급으로 나뉜다. 그중 ‘미흡’은 6등급에 해당한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 사업의 경우 성과지표와 목표치가 금융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와 관련된 실제 애로사항이나 개선 필요 사항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관련 성과지표로는 ‘해외 금융당국과 회담 횟수’가 쓰였다.
외국계 금융사 애로 사항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건의 내용과 검토 결과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보고서에서 금융위는 평가 결과와 관련해 국내 금융사의 애로사항과 개선 필요 사항 검토를 포함해 금융사 해외 진출 활성화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올해 중 목표치를 더 명확히 나타낼 수 있는 성과지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사의 애로 사항에 대해서는 금융사와 소통하며 애로 해소 방안을 지속해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미흡 평가에 대한 개선 방안까지 마련했음에도 올해 평가 지표에서 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 유인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직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성과”라며 “성과 지표에서 빠졌다는 것은 해당 사업의 동력이 꺼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2025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시책과 동향’ 보고자료에서도 한국의 높은 세금 부담과 경직적 노동시장 등 요인 때문에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 서울과 부산의 위상이 정체 상태라고 진단했다.<본지 9월 9일자 1·3면 참조>
다만 금융위는 자체평가 여부와 별개로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베트남 중앙은행이 한국산업은행의 하노이지점 설립 인가 신청에 대해 6년 만에 접수증을 발급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전방위적인 금융 외교가 뒷받침됐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