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초 분량 영상에 도둑 2명 포착
범행 뒤 유유히 내려오다 관측돼
“충격적인 건 범인 침착한 모습”
박물관장 “내부에 경찰서 설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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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경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인근에서 범인들이 범행을 위해 사용한 사다리차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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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범행 뒤 사다리차를 타고 유유히 내려오는 모습. [X캡처]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담한 절도 행각을 벌인 도둑들이 범행 직후 현장에서 달아나는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포착됐다. 루브르 박물관장은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를 요청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소셜미디어를 23일(현지시간) 인용, 36초 분량의 영상을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범행 뒤 사다리차를 타고 유유히 내려오는 모습이 담겼다.
카메라에 담긴 도둑 두 명 중 한 명은 노란색 형광 조끼를 덧입은 채였고, 다른 한 명은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로 사다리차의 리프트를 타고서 함께 루브르 박물관의 아폴론 갤러리 쪽 2층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잡혔다.
도둑들이 유유히 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파리 센강의 강변도로에는 차들이 지나가고, 센강변을 평화롭게 산책하는 사람도 보인다.
이들이 범행한 시간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 전후로 교통량이 많은 출근 시간대였다.
이 영상에는 루브르 박물관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의 목소리와 경비원들이 무전으로 교신하는 것으로 보이는 음성도 담겼다.
한 경비원은 무전으로 “그들이 스쿠터를 타고 있다. 곧 달아난다. 달아난다”고 말했고,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남자는 “젠장!”이라면서 “그들이 곧 곧 달아난다!”고 다급하게 외친다. “경찰!”이라며 빨리 오지 않는 경찰을 애타게 찾기도 했다.
르파리지앵은 이 영상이 실제 상황을 촬영한 것임을 확인했다면서도, 어디서 누가 촬영했는지에 대해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촬영된 위치와 상황으로 미뤄 루브르 박물관의 경내의 다른 건물에서 스마트폰으로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르파리지앵은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두 범인이 매우 침착해 보인다는 것”이라면서, 범인들은 사다리차로 지상에 내려온 뒤 이 차량에 불을 지르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4인조로, 지난 19일 아침 센강변 쪽 루브르 박물관 외부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창문을 부수고 내부로 침입한 이들은 두 개의 고성능 보안 유리 진열장을 깨고서 과거 프랑스 왕실이 소유했던 보석들을 훔쳤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7분으로, 도난품의 가치는 약 1400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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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왕실 보물. [AFP] |
루브르 박물관장은 박물관 내 경찰서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로랑스 데카르 관장은 지난 22일 오후 상원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출석해 “내무부에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카르 관장은 또 “단기적으로 시행 가능한” 조치로 “루브르 박물관 인근 지역의 보안 강화”를 들며 “예를 들어 건물 바로 근처에 차량이 주차하는 걸 막는 거리 제한 장치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장은 사건 당시에 대해 “박물관의 경보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다”며 “아폴론 갤러리에 근무하던 직원 4명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안 프로토콜을 이행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을 확보하고 관람객들을 차분히 대피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도둑들의 침입을 충분히 미리 포착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박물관 내 보안 시스템의 부족이나 노후화 문제를 솔직하게 거론했다.
그는 “현재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노후화했다”며 “설비 시설이 박물관의 모든 외벽을 커버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데카르 관장은 현안 질의에서 자신이 라시다 다티 문화 장관에게 사건 발생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장관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데카르 관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최초의 여성 루브르 박물관장으로 2021년 9월 취임했다.
루브르 박물관 노조는 박물관장의 사퇴보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들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이번 비극적 사건은 국가 유산 보호가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약화한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22일 국무회의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강화 조치를 가속화하라”고 요구했다고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이 설명했다.
19일 사건 발생 후 이틀 연속 폐관했던 루브르 박물관은 21일 정기 휴무일을 거쳐 이날 사흘 만에 재개관했다.
보석 절도범들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