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일 정상회담…‘일본판 마스가’ 체결 예고
29일엔 한미 정상회담…HD현대 등 마스가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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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국과 일본과의 조선 협력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 산업에 있어선 동맹국과 확실하게 협력을 다지는 모습을 두고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의 조선산업 지배력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일본·한국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14일 시행된 미·중 ‘입항수수료 맞불 조치’로 분쟁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과의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조선 산업을 재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SCMP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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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국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함께 서 있다. [AFP] |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일 동맹의 방위비 분담 조정, 조선 협력, 희토류 공급망 동맹, 대미 투자 계획 등을 주요 의제로 회담할 전망이다.
미국은 일본과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를 체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론 ▷조선소 투자 협력 ▷선박 설계·부품 표준화 ▷기술 발전 ▷인력 양성 및 교류 확대 등이 포함. 또한 양국 조선소가 서로의 선박 정비 및 부품 공급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합의가 “강력하고 혁신적인 조선산업은 양국의 경제안보, 해양산업 경쟁력, 산업 회복탄력성에 필수적이다”고 보도했다.
한국 역시 다음날인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아직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있어선 양국 모두 쟁점이 남아있다고 밝힌 입장이지만 조선업 협력에선 불협화음 없이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전용기내 회견에서 “우리는 더 많은 배를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수많은 회사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뒤 미국에는 “사용 가능한 조선소가 많다”며 조선업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미 간 관련 협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같은 자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할 훌륭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이미 그렇게 했다”며 “지금은 미국 내 한국 투자를 어떻게 가장 잘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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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7일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 |
이와 관련해 한화오션를 비롯한 한국 조선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에 발맞춰 마스가를 전개 중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실제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27일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 한·미 조선 분야 협력과 관련해 “미국 조선소 인수와 현지 함정 건조, 조선소 재건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정 회장은 미국 최대 방위산업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맺은 ‘함정 동맹’을 한·미 조선업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헌팅턴잉걸스는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인 잉걸스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전날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등에 공동 투자하고, 헌팅턴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도 공급한다.
미 의회도 전략적 상선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항만 이용료(톤당 50달러, 매년 인상)를 미국 조선소 발전기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다면 탱커,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종의 수주도 확대될 수 있다.
법안을 주도하는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은 “중국의 조선 지배가 매일 강해지고 있다”며 “한국은 자본과 기술을 통해 미국 조선 인력 양성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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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노동자들이 지난달 4일 미 조지아 현대차공장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 체포당하고 있다. [로이터] |
하지만 협력 과정에서 이민 단속과 생산위탁 문제는 장애물로 남아있다.
폴리티코는 지난달 초 조지아주에서 벌어졌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및 체포 작전를 언급하며 “워싱턴 내에서는 조선 작업을 얼마나 한국에 맡길 수 있느냐”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사태에 대해 “내 심정을 알겠지만 나는 그 일에 매우 반대했다”며 “그들(한국인 직원들)은 아주 복잡한 기계와 장비, 물건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그들을 데려와야 할 것”이라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