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이 바꾼 모던 방콕, 치앙마이 녹색여행도 매력적

코리아타운 인근 수쿰빗 거리 가볼만
‘아파트’ ‘케데헌’ 현지 마케팅 눈길
방콕 ‘두짓 파크’-치앙마이 ‘원 님만’
타이비엣젯 방콕 취항, 하늘길 넓어져


방콕 짜오프라야강 디너크루즈


잠시 소원했던 한국-태국 간 우정이 부활하고 있다. 최근 정상 간 전화회담, 태국인 리사가 멤버인 아이돌 블랙핑크 방콕 공연이 잇따라 열려 정치적·문화적 연대감이 다시 커졌다.

이달 타이비엣젯 항공 취항으로 양국을 잇는 하늘길도 넓어졌다. 방콕 코리아타운의 진취적 분위기와 동행하고 있는 스쿰빗 거리가 스마트한 매력을 더해 여행하기도 편해졌다. 두 나라의 우정이 지난해 이전 수준으로 복원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대목이다.

차오프라야강변 밤 정취를 즐기는 디너크루즈에서는 노사연의 ‘만남’, 싸이의 ‘강남스타일’, 로제의 ‘아파트’ 등 시대별 K-팝에 맞춰 동서양 여행객이 명랑하게 어울려 논다. 한 한국인 여행객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그룹 사자보이즈의 갓을 쓰고 등장해 승선한 다국적 여행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한달 살기의 성지’ 치앙마이는 최근 ‘원(One) 님만’ ‘마이 가든 오렌지농장’ 등 신상 여행지를 앞세워, 한국인들 앞에 ‘맛있는 녹색 여행지’를 펼쳐 놓았다.

태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 “태국 분들의 친절, 오래 기억할게요. 코쿤카”라고 인사하자, 안내를 맡았던 앤트 씨는 “겨울에 스키 타러 한국 갈께요”라고 화답했다.

수쿰빗 지역 아침을 여는 코리아타운


코리아타운 둘러싼 수쿰빛 거리 변신

‘업그레이드 방콕’의 중심엔 수쿰빗(Sukhumvit)이 있다. 코리아타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한 면모가 구시대적인 자취들을 다 밀쳐냈다.

비교적 깔끔한 외관을 가진 마사지숍들을 지나 수쿰빗역 인근에 이르니, 쉐라톤 그랜드 수쿰빗, 타임스퀘어 등 고급호텔들과 쇼핑센터들이 마천루처럼 뻗어있다. 이어 김대감BBQ, 아리랑식당 등 서서히 한글 간판이 나오기 시작한다. 수쿰빗 거리 동편의 한국문화원, 서편의 수쿰빗(코리아) 플라자를 중심으로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다. 플라자 입구 대형 스크린엔 ‘코리아타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K-팝 영상이 계속 나온다.

문화원은 K-컬처를 태국 국민과 공유하면서 태국을 지난해 한국 문화콘텐츠 호감도 3위, 올해에는 각각 한류종합 호감도 3위, 한국어 호감도 3위, K-컬처 향유시간 2위(4월 발표)의 나라로 이끌었다. 주변에는 현대적 고층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스마트해진 스쿰빗 거리 중심가의 면모가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K-푸드 플라자에는 삼겹살, 양념 돼지갈비, 불고기 등이 많이 팔리는데 치킨·비빔국수집도 있다. 일미정, 광한루, 다락, 명동, 장원, 호박, 명가, 낙원, 한강, 살로만, 청담, 김군, 조방낙지 등 한국어 간판들이 정겹다. 이들을 둘러싸고, 컨티넨트, 그랜드 프레지던트, 파크 플라자, 웨스틴 그랜드 수쿰빗, 코트야드, 앰배서더, 킹스턴 스위트, 리빙스턴, 로하스 스위트 수쿰빗, 티 방콕 등 특급호텔들이 포진해 있다.

캄티엥 하우스 박물관 정원, 야외 조각품이 있는 벤차시리 공원과 하이킹 명소 벤자키티 공원, 국립교육과학센터, 샤크릿 무에타이 스쿨, 엠포리엄 백화점, 시암스퀘어쇼핑센터, 솜밧 퍼름푼 미술관, 태국 크리에이티브 앤 디자인 센터, 탈랏 나 수쿰빗 해산물시장 등 관광지와도 멀지 않다. 코리아타운 ‘터미널21’은 대중적 마트로 인기가 높다.

방콕 왕궁 앞.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그룹 사자보이즈 복색을 한 여행객


디너 크루즈에서 퍼지는 흥겨운 ‘아파트’

오래된 교역의 물길인 짜오프라야강은 ‘방콕의 한강’이다. 유람선 크루즈를 타면 왓 아룬(새벽사원), 왓 포, 왕궁, 대관람차가 있는 테마파크 아시아티크, 수상시장, 전통마을 등을 차례로 구경할 수 있다.

디너크루즈 선착장은 아이콘시암이라는 복합쇼핑몰 앞에 있다. 이 쇼핑몰 입구의 소녀 모양의 환영 조현물 이름은 ‘숙(Sook)’이다. 한국 이름과 비슷해 친근감이 든다. 1층 코끼리 상 앞에선 온갖 실내 포장마차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데, 디너크루즈 탑승장과 연결돼 있다.

방콕의 야경을 헤치며 항해하는 크루즈는 동서양의 산해진미와 와인·맥주를 뷔페식으로 차려놓았고, 태국 전통음악, K-팝, 영미팝이 나오는 뮤직박스와 공연 무대를 두었다. 리사와 같은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아파트’ 노래가 나오자, 태국·대만·말레이시아·필리핀 청소년들이 무대로 뛰어나와 따라 부르며 춤춘다. 모종의 뿌듯함이 느껴진다. 방콕의 부문별 최고 핫플레이스를 꼽자면 문화 유산은 방콕 왕궁, 쇼핑은 두짓 센트럴파크, 태국형 디저트는 몬넘솟(Mont Nom Sod)이다.

방콕 왕궁은 과거 시암왕국 왕들의 공식 거처였으며, 궁 안에 왓 프라깨우(에메랄드 사원), 태국에서 가장 신성한 불상인 에메랄드 부처상이 있다. 웰빙 보다 중요하다는 웰다잉의 가치를 일깨우는 와불도 인상적이다.

두짓 센트럴파크는 쇼핑·다이닝·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로, 13만㎡ 규모에 550개 이상의 매장과 레스토랑을 갖춘 대형 복합몰이 있다. 푸드코트에는 미슐랭 가이드 인증 맛집이 무려 70여 개나 있고, 하이엔드 제품에서부터 완구류까지 다 있다. 사자보이즈 복장을 한 모델들이 설정샷을 준비하는 등 ‘케데헌’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두짓타니의 인생샷 포인트는 1층 에스컬레이터홀 포토존이다. 오르막, 내리막 에스컬레이트에 강하고 흰 조명장치를 설치해 1곳에서 보면 여러개의 ‘X’자가 연속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짓아룬 옥상 정원은 수목과 화초의 숲으로 꾸며진 뷰맛집이다. 두짓 단지 앞 도로 건너편에는 사람과 친한 미니 악어들이 살고, 오솔길 사이로 수목들이 호위하는 생태공원이 있다.

인근 ‘원 방콕’ 단지도 1주년을 맞아 더 큰 환대를 다짐했다. 태국 최대 민간 개발 프로젝트로 축구장 20여 개 부지에 비즈니스, 예술·문화, 녹색지대 등이 모여 있다.

방콕에서는 태국 국민이 열광했던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촬영지 역시 필수코스이다. 아이콘시암과 디너크루즈를 포함해 새벽사원, 옹앙운하 야시장, 로하 쁘라삿 탑, 만다린 다이닝, 버티고 문바 등이 있다.

치앙마이 지라스파 귀족 마사지는 지역허브 족욕부터 시작한다.


치앙마이 명소, 복합 문화공간 ‘원 님만’

타이비엣젯은 인천을 떠난 한국 여행객을 방콕에서 태국 내 20여 개 국내선 공항으로 매끄럽게 연결한다. 치앙마이에 도착하니, 산꼭대기 중세 사원 도이수텝 등 스테디셀러 외에 많은 ‘신상 관광지’가 반긴다.

치앙마이 님만해민 거리 중심에 위치한 ‘원(One) 님만’은 현대적인 감각과 태국 북부의 란나 문화가 조화를 이룬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쇼핑, 다이닝, 예술, 문화 체험을 한 번에 즐기며, 현지 디자이너 브랜드, 수공예품, 카페, 길거리 음식, 고급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다. 예술 전시, 라이브 공연, 문화행사, 팝업 마켓, 태국춤 클래스 등이 열린다.

치앙마이 매림 지역의 산속에 자리한 ‘마이 가든 플라워팜·오렌지 과수원’은 자연 속에서 즐기는 체험형 농장 관광지이다. 오렌지, 딸기, 포도, 찻잎 따기 체험을 하고, 곳곳에 깔린 돗자리에서 ‘티크닉(차 마시면서 하는 소풍)’도 즐긴다. 높은 전망대에 놓인 예쁜 의자에 앉아 둥근 모양 경사진 밭의 수목들을 내려다보며 인생샷을 찍는다. 농장카페에선 갓 짜낸 오렌지 주스, 디저트, 과일 간식 등을 체험한다.

치앙마이에는 일반 마사지의 2배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 란나왕국 귀족들에게 행했던 정통 마사지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지라 스파’이다. 이곳에서는 ▷지압·스트레칭·심부 조직 마사지를 결합해 피로를 풀고 ▷란나식 리듬감 있는 두드림 기법을 해주며 ▷지역특산 허브를 활용한 허브찜질과 아로마테라피 등도 곁들인다.

다시 돌아본 태국, 그들의 인정은 예나 지금이나 따뜻했다. 한국과 태국이 잠시나마 오해를 쌓았던 것은 미세한 부분에서 서로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상대를 이해할 호재들이 많이 생기면서, 원래 착했던 친구를 되찾은 기분이 든다.

방콕·치앙마이=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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