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이 지적한 저PBR…‘사천피’ 시대에도 0.3PBR 기업은 오히려 늘었다 [투자360]

코스피 PBR 1.03→1.32 상승에도 0.3 이하 종목 92개→101개
코스피 3000선 당시 대비 PBR 0.1대 기업 20곳으로 늘어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 마감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3900선을 넘은 지 1거래일만이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 상승한 4042.83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사천피’ 시대에도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비중은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6월 20일 1.03에서 27일에는 1.32로 상승했다.

종목별 저PBR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7일 기준 PBR 1 이상 종목은 257개(31.6%)로 집계됐다. 0.3 이하 종목은 101개(12.4%)에 달했다. 특히 PBR 0.1대 기업은 13개에서 20개로 늘었다. 6월 20일 당시 전체 817개 종목 가운데 PBR 1 이상은 260개(31.8%), 0.3 이하 종목은 92개(11.3%)였다.

PBR은 기업의 현재 주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에 비해 몇 배로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며 자산 대비 주가의 적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재명 대통령은 “0.1~0.3 수준의 저평가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PBR이 0.3에 불과하다는 것은 기업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훨씬 낮다는 의미로 경영 불신과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가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후보 시절에는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0.1, 0.2인 회사들의 주식이 왜 있느냐”며 “빨리 사서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PBR이 1.03에서 1.75로, SK하이닉스는 2.4에서 4.95로 상승했다. 현대차(0.61), 기아(0.81)는 여전히 1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 에이피알과 한미반도체는 16대에서 각각 27.86, 26.24로 급등했다.

PBR이 0.1대에 머문 기업들은 주로 유통과 건설 업종에 집중됐다. 계룡건설(0.19), 이마트(0.19), 롯데쇼핑(0.12)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이 드물다는 게 저PBR 기업이 많은 원인으로 꼽힌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PER(성장성)과 ROE(수익성)이 함께 높아질 때 진정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과 상법 개정으로 정책 신뢰가 자리 잡으면 주주가치 제고에 동참하는 기업의 PBR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이 늘어나야 코스피 5000, 나아가 6000포인트도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는 설명이다.

산업 구조의 재편 속에서 ‘저PBR’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PBR 1 미만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로 보기 어렵다”며 “반도체·방산·조선처럼 미래지향적 산업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산업별 평균 PBR로 보면 이미 재편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계기업을 솎아내고 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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