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서 영업 뛰어” 젠슨 황 20년 전 과거 화제

2012년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화제다.

황 CEO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행사에서 “어렸을 적 한국에 온 적이 있다”며 “지포스는 한국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아주 작은 회사였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선대회장과의 인연을 계기로 처음 한국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6년에 한 통을 이메일이 아닌 우편으로 받았다”며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이 편지에는 ‘한국에 대한 비전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창업 초기였던 황 CEO는 한국에 올 때마다 용산 전자상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컴퓨터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용산 전자상가가 하나의 영업 장소였다.

스타크래프트 인기를 타고 전국적으로 PC방이 급증했는데, 당시만 해도 한국 피시방에 들어가는 PC에 GPU를 넣는 영업이 필요했다. 국내 피시방에 들어가는 PC는 주로 용산전자상가에서 조립돼 공급되는 비중이 컸다.

용산 전자상가는 아시아 최대 전자제품 메카이자 세계적으로도 IT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릴 만큼 활황을 누리던 때였다. PC 보급과 게임 산업의 성장으로 1990년대 말에는 하루 유동 인구가 10만명에 달했고, 연 매출은 10조원을 넘었다.

황 CEO는 2010년 용산에 엔비디아 교육센터를 열고 개소식에서 직접 참석해 한국의 파트너들과 나란히 서서 단체 사진도 찍기도 했다. 현재 교육센터는 사라졌지만, 엔비디아는 여전히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황 CEO는 이번 행사에서도 “여기에 투자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감사하다”며 “지포스도, PC방도, PC게임도 없었다면 엔비디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롤드컵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페이커’의 영상 축전이 공개되자, 황 CEO가 직접 페이커의 이름을 연호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황 CEO를 만나, 과거 그가 용산 전자상가를 자주 찾았던 일화를 언급하며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만나고 또 이렇게 다시 보니 매일 보는 사람처럼 가깝게 느껴진다”며 “옛날에 용산 전자상가를 다니던 그 마음으로 한국 전역을 함께 살펴주길 바란다. 정부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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