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양 인재 배출의 산실…‘북극항로·디지털 해양 AI’의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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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로 개교 80주년을 맞은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전경 [한국해양대학 제공] |
[헤럴드경제(부산)=이주현 기자]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80년간 개척정신을 이어온 국립한국해양대학교가 있다. ‘해양입국(海洋立國)’이라는 단 하나의 염원으로 격랑을 헤쳐온 한국해양대가 5일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한국해양대는 이제 80년의 역사를 자산으로 대한민국이 마주한 북극항로 시대와 해양 디지털 대전환의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고 있다.
▶격동의 80년, ‘세계 1위 경쟁력’으로 증명=한국해양대의 역사는 1945년 11월 5일 ‘해양입국’의 거시적 비전으로 시작됐다. 신생 조국의 해양 주권과 경제 동맥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해양대학은 1947년 해군사관학교와의 통합 대신 ‘민간 산업과 경제’를 위한 상선 인력 양성이라는 고유의 사명을 선택했다.
6.25 전쟁 중에는 ‘YMS호 선상 캠퍼스’에서 학맥을 잇고, 1950년대 등록금 위기 속에서는 ‘자력회(自力會)’를 조직해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 옹벽을 쌓는 등 수많은 역경을 불굴의 정신으로 헤쳐왔다. 이같은 80년의 개척정신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세계 1위’라는 평가로 그 저력을 증명했다.
최근 영국선주들의 모임인 영국해운회의소(UKCS)가 발표한 ‘해운인적자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44개 해운국가 중 ‘해운인적자본(Workforce)’ 경쟁력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취업률 73.4%(2024년 대학정보공시 기준)를 기록, 전국 4년제 대학 중 2위, 국·공립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유엔(UN)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 임기택 전 사무총장과 국내 주요 해운·물류기업 CEO 및 임원진 등 80년간 배출한 인재들이 현재 대한민국 해운 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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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에 있은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개교 80주년 기념식 [한국해양대 제공] |
▶‘글로벌 해양 혁신’으로 미래 100년 설계=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해양대학교는 ‘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의 도움으로 재건했다. UNKRA의 ‘민간 원조’는 휴전 이후 또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해사 통합 시도를 막아내고 한국해양대의 산업 인력 양성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또 현재 ‘해양수도 부산’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설립 첫날부터 ‘국제 협력’으로 시작된 한국해양대의 자산은 80년이 지난 지금 한·미 조선업 협력,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으로 이어지며 ‘미래 첨단 해양조선과학기술’ 협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80년의 저력은 ‘글로벌 해양수도 부산’의 완성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해양 강국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제 대학의 역할은 분명하다. 80년의 항해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국가 전략의 핵심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선행과제다. 북항 재개발 부지에 다운타운 멀티캠퍼스를 조성, ‘(가칭)해양과학기술경영대학원’과 ‘해사법원 유치 대비 전문인력양성센터’ 등을 집적시켜 대한민국 해양 정책의 심장부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개교 80주년을 맞아 한국해양대는 ‘아치 해(海)스티벌 Week’를 개최했다. 1000여명의 학생과 지역민이 함께한 성공적인 개방형 축제로, 대학이 해양수도 부산의 문화·교육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해양대학교 류동근 총장은 “지난 80년이 ‘해양입국’의 신념과 불굴의 의지로 길이 없던 바다에 길을 낸 역사였다면, 다가올 100년은 우리의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그 바다의 미래를 정의하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