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살인까지…‘여신 인플루언서’ 사망에 유명 래퍼 연루 ‘파문’

지난달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만 인플루언서 아이리스 시에.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만의 한 인플루언서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의 유명 래퍼 네임위(42)가 구금돼 수사를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숨진 대만 인플루언서 아이리스 시에(31)가 사건 발생 전 마지막으로 네임위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시에는 네임위가 연출을 맡기로 한 광고 영상을 논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초기 시에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로 판단만, 이후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네위를 다시 체포했다. 그는 사건 당일 불법 약물 소지 및 복용 혐의로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수사 협조에 협조하겠다”며 전날 자진 신고해 경찰에 다시 구금된 상태다.

네임위는 지난달 22일 오후 12시 30분쯤 쿠알라룸푸르의 호텔 욕실에서 시에가 의식이 없는 상태임을 발견해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 엑스터시로 추정되는 파란색 알약 9정을 발견해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는 마약 복용 혐의를 일절 부인했지만, 이후 진행된 마약 검사에서 암페타민, 메탐페타민, 케타민, THC 등 여러 불법 약물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럼에도 네임위는 지난 4일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네임위는 이후 자신이 시에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SNS를 통해 “경찰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해 국민과 유족에게 진실을 밝히겠다”며 “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앞선 체포영장에도 자진신고 했다. 도망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 시에의 시신 부검 및 독성 검사를 진행 중이다.

대만 인플루언서 아이리스 시에를 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래퍼 네임위. [인스타그램 캡처]


네임위는 풍자와 욕설이 섞인 음악으로 유튜브 구독자 36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85만 명을 보유하는 등 중화권에서 유명한 인기 래퍼다. 2007년 말레이시아 국가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해당 영상은 국가 모독 논란으로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었으나 공개 사과 후 기소를 면했다.

2016년에는 예배 장소 앞에서 랩을 한 ‘Oh My God’ 뮤직비디오로 체포돼 이슬람 모독 혐의로 4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2021년 발표한 곡 ‘Fragile’은 중국 내 애국주의 청년층을 풍자하며 신장·대만 문제 등을 언급해 중국 내에서 금지곡이 됐다.

숨진 시에는 ‘간호사 여신’으로 불리며 대만과 동남아에서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다. 인스타그램에서 54만 팔로워를 보유했으나, 앞서 여러 차례 ‘성적인 행위 유도’ 등의 이유로 계정이 차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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