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재판소 “수감자 흡연 금지는 인권침해”

재판부 “개인의 자율성 전혀 고려되지 않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교도소 수감자에게 흡연을 금지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판결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ECHR은 에스토니아 시민 3명이 자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에스토니아 정부가 유럽인권협약 8조에 규정된 사생활 존중권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17년 10월부터 교도소 내 흡연을 전면 금지했는데, 당시 수감 중이던 원고들은 자국 내에서 금연 조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에 2021년 ECHR에 소송을 제기, 재판부는 정부의 조치가 개인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흡연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율성, 특히 개인의 신체와 건강에 대한 문제를 수감자가 선택할 자유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흡연 수감자의 개인적 자율성에 대한 영향 평가 없이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금지 규정을 도입하는 건 정당화할 수 없으며 국가의 재량권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ECHR은 성명에서 “이 결정에 도달하면서 법원은 수감자의 개인적 자율성이 이미 제한된 상황임을 고려했다”며 “그에 따라 흡연 여부와 같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는 그만큼 더 소중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송에서 패소해 에스토니아 정부는 원고들에게 각 1500유로(250만원)의 소송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