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매운 11월 코스피, ‘키 맞추기’ 본격화?…숨 고르는 AI주 대신 ‘이 섹터’ 주목 [투자360]

11월 들어 코스피 중·소형주 상승세가 대형주 앞서
한 풀 꺾인 AI株…삼성전자 ‘마이너스’ 수익률
“주도주와 소외 업종 간 순환매 장세 빈번할 것”
제약·바이오, 금융·증권, 화학·소재 등 섹터 주목


코스피 지수가 14일 하락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89.05포인트 하락한 4081.58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1.60원이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9월 이후 급등세를 보인 끝에 ‘사천피(코스피 4000포인트)’란 신기원을 열어젖힌 코스피 시장의 기류가 이달 들어 180도 달라진 모양새다. 압도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대형주의 랠리가 이달 들어 약화했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형주로 열기가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인공지능(AI)·반도체 섹터로 대표되는 대형주가 ‘숨 고르기’ 장세에 접어들면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완화하고 있단 평가다. 이 같은 순환매 전개 흐름 속에서 새롭게 주도주로 떠오를 섹터까지도 포함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 장 종료 시점까지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3.17%(3750.53→3869.45),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2.58%(2454.49→2517.73)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1.34%(4259.75→4316.69) 상승하는데 그친 ‘코스피 대형주’ 지수보다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 기간 1.54%(4107.50→4170.63) 오른 코스피 지수의 강세를 중·소형주가 이끈 셈이다. 코스피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는 각각 시가총액 1~100위, 101~300위, 301위 이하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초강세 장세를 보였던 지난 9~10월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9월 코스피 지수가 7.49%(3186.01→3424.60) 오를 동안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8.60%(3198.60→3473.6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중형주(1.77%, 3474.33→3535.94), 소형주(0.70%, 2431.07→2448.18)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10월 들어선 대형주 수익률이 22.63%(3473.66→4259.75)에 달할 동안 중형주, 소형주의 수익률은 각각 6.07%(3535.94→3750.53), 0.26%(2448.18→2454.49)에 그치면서 극단적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달에만 19.94%(3424.60→4107.50)에 이르는 수익률로 ‘사천피’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경지에 코스피 지수가 이르는 데 사실상 대형주가 홀로 이끌었단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AI를 둘러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과 자금 조달 우려 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코스피 강세장을 선두에서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시총 1, 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게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9월 각각 20.37%(6만9700→8만3900원)·29.18%(26만9000→34만7500원), 10월 각각 28.13%(8만3900→10만7500원)·60.86%(34만7500→55만9000원)씩 급등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이 10.20%(55만9000→61만6000원)로 줄었고, 삼성전자의 경우엔 오히려 -4.09%(10만7500→10만3100원)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프리마켓부터 ‘10만전자(삼성전자 10만원대)’·‘60만닉스(SK하이닉스 60만원대)’가 동시 붕괴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각각 9만8500원, 57만4000원까지(오전 10시 45분 기준) 내려 앉기도 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코스피 지수는 현재 3300대였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코스피 지수가 13일 하락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오전 10시 3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7.01포인트 하락한 4133.38포인트, 코스닥 지수가 4.17포인트 하락한 902.34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1.30원이다. 임세준 기자


대형주 ‘나 홀로’ 강세장이 약화하면서, 지수가 오르는 날에도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보다 적은 현상도 줄어든 모양새다. 일명 ‘내 주식만 오르지 않는다’는 소외 현상이 완화한 것이다.

총 959개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이달 들어선 601개주 주가가 오를 때 357개 종목이 하락했다. 지난 9월(423개주 상승·500개주 하락), 10월(431개주 상승·496개주 하락)에 비해 종목 전반에 온기가 퍼진 모습이 더 확연히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미국 행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해제와 함께 AI 수익성 우려가 맞물리면서 기술주에 대한 조정 장세와 함께 ‘가치주’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해제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상방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조선·방산 등 기존 주도주와 바이오·이차전지 등 소외 업종 간의 순환매 장세가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에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 추진 가능성 등이 부각되는 등 정책 모멘텀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점도 이 같은 흐름을 강화하는 밑바탕일 될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평가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전망과 실적 시즌, 미국 증시의 흐름, 반도체 기술주 ‘숨고르기’와 가치주·중소형주 중심의 순환매 전개 등을 요인으로 꼽으며 ▷제약·바이오 ▷금융·증권 ▷화학·소재 ▷소매·유통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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