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650명에 ‘생일 문자’ 보낸 리더십…황성엽 신영證 사장 “금투협, 공감과 신뢰의 플랫폼으로” [투자360]

12일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하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신영증권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650여명 되는 신영증권 직원들에게 직접 생일 문자를 보낸 지 4년쯤 됐습니다. 처음엔 비서실에서 대신 보낸 줄 알고 답이 없던 직원들이 나중에 미안하다며 전화하더군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은 생일 문자 일화를 들려줬다. “공약은 다 봤지만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한 ‘예상 못한’ 답이었다. 지난 4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제7대 한국금융투자협회장 후보자 공모에 출사표를 던진 그의 리더십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황 사장은 ‘금투협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령보다 설득, 경쟁보다 공감을 무기로 한 확실한 소통기반의 ‘Connecting Executive Officer’를 자처했다.

그는 “정부가 말하는 생산적 금융도 결국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것인데, 그 역할을 은행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가 맡아야 한다”며 “감독당국이 협회에 부여한 자율규제 기능을 적극 활용해 업계 역량을 결집시키고 금투협을 정부·업계·투자자·시장을 연결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공약에 ‘상시 정책 협의체’ 신설이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은 사안별 대응만 할 뿐, 제도 설계 초기 단계에서 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국회, 감독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폴트옵션과 같은 제도 개선은 부처 간 조율 없이는 어려워 협회가 먼저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자금이 실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며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협회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를 위해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 신속 지정 지원, 발행어음 인가 단계적 확대, 위험가중자산(RWA) 이중규제 완화 등 ‘모험자본 공급 기반 확충 계획’도 밝혔다.

황 사장은 장기투자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세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뿐 아니라 미성년 시기부터 투자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주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필요하다”며 “ISA 한도 확대와 비과세 기간 연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투자 열기가 뜨겁지만 온 국민이 투자만 생각하고 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위축된 간접투자의 활성화를 위하여 장기투자를 전제로 주식형 펀드에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퇴직연금 관련해서는 “디폴트옵션(default option) 자금의 88%가 예금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며 “제도 도입 취지가 장기투자 활성화인 만큼 운용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밸런스드펀드 등 투자형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상품 변경 절차를 단축해야 한다”며 “연금계좌 내 국내주식형 상품의 매매차익 과세 문제 등 세제 합리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구조와 신성장 산업 지원 측면에서는 “발행어음은 초대형 IB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BDC는 아직 증권사 참여가 불가하지만, 목표시장이나 공급 대상 기업 다변화를 위하여 중소형 증권사도 모험자본 공급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기자본 규모별로 발행어음 발행 허용 비율을 조정하고, BDC 조기 참여도 허용해 중소형사도 생산적 금융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회 차원에서 공동 법률자문, IT 용역을 발주해 회원사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최신 컨설팅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며 “AI·디지털자산 분야 전문 인력을 공동 양성하고, 회원사 간 격차를 줄이는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마지막으로 “금투협 회장은 정부, 업계, 투자자를 연결해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리더십은 싸움보다 설득, 경쟁보다 공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를 공감과 신뢰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거듭 확인했다.

황 사장은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38년간 한 직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경영지원부 임원을 시작으로 자산운용본부장, 법인사업본부장, 투자은행(IB) 사업부문 총괄을 거쳤으며, 2018년부터 경영·자산관리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2020년 6월부터 대표이사로 신영증권을 이끌고 있다.

이번 금투협 회장 후보자에는 황 사장 외에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사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오는 19일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현임 서유석 금투협 회장의 출마 여부가 마지막 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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