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한테 영양제 추천 좀”…병원 1700곳에 6억 뿌린 에프앤디넷 ‘철퇴’

의료진 대상으로 식사·간식·행사지원 제공
공정위 “부당영업 단호 조치…시장감시 강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에프앤디넷이 자사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병·의원에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에프앤디넷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16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에프앤디넷은 유·소아, 청소년, 임산부, 성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바이오틱스, 멀티비타민, 오메가3, 비타민D 등의 제품을 ‘닥터에디션’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말까지 이들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 1702개 병·의원에 총 6억1200만원가량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런 지원은 식사 접대, 행사 지원, 간식비 지급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으며,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해당 제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거나 구매를 권유하도록 유도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여러 병·의원에는 에프앤디넷 제품만을 판매하는 ‘이너샵’ 공간이 별도로 설치됐고, 의료진은 환자가 이 공간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에프앤디넷(닥터에디션) 판매제품 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에프앤디넷 내부 자료에는 ‘○○○ 원장님 미팅 – 산모에게 1000IU만 먹으면 된다고 안내하신다고 함’, ‘○○○ 산부인과 – 신생아실·분만실 간식 지원을 통해 적극적인 안내 유도’ 등과 같은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가격·품질·서비스 등 본질적 요소를 기반으로 경쟁하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 관행이며,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프앤디넷은 제품과 무관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 질서를 왜곡했고, 의료진이 의학적 판단이 아닌 경제적 이익에 따라 특정 제품을 권유하도록 만들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금품·향응 제공 등 부당한 방법으로 경쟁사 고객을 유인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쟁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