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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애틀 시장 당선인 케이티 윌슨이 폐쇄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점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미국 북서부 최대도시인 시애틀 시장으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여성 정치 신인 케이티 윌슨(43)이 당선됐다. 선출직 경험이 전무하다. 윌슨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처럼 강력한 진보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전자 윌슨에게 축화 전화를 걸었다.
전면 우편투표로 진행되는 시애틀 시장 선거는 선거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늦게 도착한 투표도 인정되기 때문에 개표 결과가 다른 지역보다 늦게 확인된다.
윌슨은 자신의 시애틀 생활이 직접적인 출마 계기였다고 말한다.
특히 주거비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시내에 아마존 본사가 있고, 인근에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은 미국 내에서도 주거비용이 급등한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윌슨은 선거 운동의 초점을 주거비에 맞추고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약속했다.
자본이득세를 도입해 주거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시애틀 인구의 56%를 차지하는 세입자를 위한 새로운 보호 장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보편적 아동 보육과 대중교통 개선도 시정의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약에 대해 같은 민주당 소속인 해럴 시장은 ‘급진좌파’라며 비판했지만, 진보성향이 강한 시애틀 유권자들은 윌슨의 손을 들어줬다.
윌슨은 종종 ‘시애틀판 조란 맘다니’로 불린다. 맘다니와 마찬가지로 윌슨은 불필요한 수수료와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막기 위한 세입자 보호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윌슨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배경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출신인 윌슨은 트랜짓 라이더스 유니언(TRU)의 공동 설립자이자 전무이사로, 시애틀과 킹카운티 전역의 노동자들을 대변하며 성장했다. 2011년 TRU를 설립한 이후 윌슨은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조직을 이끌며, 더 나은 대중교통, 더 높은 임금, 더 강력한 세입자 보호, 더 저렴한 주택을 위한 캠페인을 이끌었다.
동물권 보호 시위 자리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원룸 아파트에 거주하는 윌슨은 시민단체를 이끌면서 세입자 보호와 함께 최저임금을 높이는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고액 연봉자의 급여에 0.75~2.5%의 세금을 추가로 물리는 입법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TRU를 설립하기 전, 윌슨은 뉴욕주 빙엄턴에서 진화생물학자인 부모 아래서 성장했다. 고등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했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대학교 졸업 6주를 남겨두고 학위를 포기했다. 이후 윌슨은 미국 횡단 여행을 한 뒤 2004년 시애틀에 정착했다.
이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우 다양한 일을 해왔다. 바리스타, 연구실 기술자, 일용 노동자, 아파트 매니저, 법률 보조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부모가 보내주는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시애틀에서 생활한다.
한편 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시의회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민주당 중도파와 공화당 후보들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