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외화 RP 잔액 6월 20.9억달러 → 11월 29.2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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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 경기도 성남에 사는 직장인 지모(26)씨는 요즘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원화를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에 넣고 있다. 그는 “달러가 계속 오르다 보니 그냥 두기 아깝다”며 “미국 주식을 사고 싶을 때 바로 인출해 쓸 수 있고 이자도 붙어 효율적인 방식 같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개인 자금이 ‘외화 RP’로 쏠리고 있다. 환율을 뒤흔들 만큼 ‘서학개미’ 열풍이 이어지면서 이젠 달러 예수금을 활용한 단기 상품까지 관심이 이어진 결과다. 환율 상승에 따라 개인 달러 자금의 새로운 단기 운용처로도 떠올랐다.
1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외화 RP 잔고는 29억2000만달러(약 4조2493억원)다. 외화 RP 잔액은 연초 25억달러에서 출발해 7월 26억4000만달러, 9월 27억6000만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달에는 30억3000만달러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과의 연동성도 뚜렷하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내린 6월에는 외화 RP 잔액도 20억9000만달러로 감소했다.
8월 말 환율이 1390원대로 올라선 뒤 1400원선을 넘자 외화 RP 잔액도 8월부터 11월까지 빠르게 불어났다. 환율이 오를 때 달러 보유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외화 RP로 자금을 돌리려는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외화 RP는 달러 등 외화로 약정된 금리를 지급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보유 채권을 매도한 뒤 일정 기간 후 정해진 가격에 다시 사들이는 구조다. 해외주식을 팔고 남은 달러 예수금이나 원화를 환전해 마련한 달러 예수금을 외화 RP에 넣어 운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이자 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외화 RP 선호도가 높아진다. 환율이 낮아졌을 때도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미국 주식을 살 수 있어 ‘서학개미’들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통한다. 외화 RP가 단순한 예금 대체 수단을 넘어 달러 운용의 한 축으로 자리한 배경이다.
외화 RP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외화 예수금이 자리한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증권금융에 예치한 외화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4조9146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예탁금은 해외주식 매수용 외화나 매도 후 환전하지 않은 금액이 포함돼 있어 개인투자자의 달러 보유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개인의 외화 보유는 해외주식 열풍과 함께 확대되고 있다. 예탁결제원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36억3000만달러다. 해외주식 매수 확대가 외화 예수금 증가를 이끌고 이 자금 일부가 외화 RP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외화 RP 수요는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과 꾸준한 해외주식 매수세가 맞물리며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원화 약세 기조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원·달러 환율 밴드를 1390원~1500원으로 제시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 수급 변화(금융계정)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하방 경직성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 달러화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로도 실질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원화 약세의 근거로 들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의 우상향 압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미 직접투자로 기존 금융환경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을 외화 유출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며 원·달러 환율의 점진적 상방 압력을 더한다”며 “대미투자에 따른 중장기 원·달러 환율 레벨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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