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9초 달성을 향한 진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비밀 기지’ GMR 워크숍을 가다 [GV60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 ⑤]

프랑스 르카스텔레 GMR 워크숍 최초 공개
1만6000㎞ 내구 테스트·30시간 연속 주행마친
GMR-100 하이퍼카 공개, 정비 작업도 시연해
피트스탑 시연, 구성원들 “협업이 최고의 미덕”
GMR, 2026 WEC 하이퍼카 데뷔·2027 IMSA 도전 시동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르카스텔레 GMR 워크숍 지하 1층에 전시된 레이싱카가 피트스탑 트레이닝을 기다리고 있다.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르카스텔레(프랑스)=김성우 기자] #. ‘타이어’와 ‘휠 건’(Wheel Gun)을 양손에 든 엄숙한 표정의 엔지니어들이 차량 뒤편에 일렬로 섰다. 시선은 모두 스테이지 중앙 차량을 향해 있었다. ‘트와, 더, 엥(3·2·1의 프랑스어)’. 디렉터가 짧게 카운트다운을 세자, 둘씩 짝을 이룬 엔지니어들이 앞·뒤 바퀴에 동시에 달라붙었다. ‘쾅, 위잉’휠건의 거센 볼트 장착음이 공간을 가득 메웠고, 타이어 하나를 교체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 남짓에 불과했다. 그제서야 굳어 있던 엔지니어들의 표정이 풀린 듯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르카스텔레의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GMR)’ 워크숍 지하 1층 공간. 이곳은 레이싱팀 관계자들이 ‘피트스탑’을 직접 훈련하는 장소로 꾸며졌다. 레이싱 도중 차량에 급유를 하고 정비하는 피트스탑은 빠른 속도가 생명이다. 레이싱팀에서도 경기에 투입되는 약 10명이 팀을 이뤄 피트스탑 트레이닝을 꾸준히 진행한다.

아누크 아바디 GMR 팀 매니저는 “현재 훈련을 진행하는 차량은 타이어 교체에 20초가 소요되지만, 제네시스가 도입할 하이퍼카 GMR-100은 이를 9초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현지시간) 방문한 르카스텔레 GMR 워크샵 1층에서 글로벌 취재진이 이날 현장투어를 기다리고 있다.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이날 방문한 공간은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연면적 2949㎡(약 892평) 규모다. 지난 7월부터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차량 테스트 거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무공간이 400㎡, 워크숍 공간이 2549㎡로 행정업무와 훈련, 정비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현장 상주 인력만 50여 명에 달한다.

또 차량의 섀시 공급업체 ‘오레카’(Oreca)와 차량 5분 거리이며, 테스트가 가능한 폴 리카르 서킷과 협업 관계인 이덱스포츠(I.DEC SPORTS)와도 인접해 있어 지리적 장점이 크다.

현장에서 만난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유럽 시장에는 레이싱을 준비하는 많은 팀들이 있는 만큼, 이곳은 적절한 인재풀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최적의 장소”라면서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레이싱 경험에서 얻은 기술을 ‘마그마’(제네시스의 고성능 럭셔리) 라인업에 접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현지시간) 방문한 르카스텔레 GMR 워크샵 1층 GMR-001 하이퍼카의 ‘쇼카’(목업 차량)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GMR 워크숍 한켠에서 엔지니어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1만6000㎞ 테스트한 GMR-001 하이퍼카


이날 현장 투어는 지하 1층의 피트스탑 트레이닝존과 정비 공간, 1층 워크숍 전체와 2층 일부, 그리고 2층 오피스 공간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층에는 하이퍼카 클래스(LMDh) 출전을 위해 제작된 GMR-001 하이퍼카의 ‘쇼카’(목업 차량)와 실물 차체가 전시돼 있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내년 3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6 WEC 개막전을 통해 GMR-001과 함께 하이퍼카 클래스에 공식 데뷔한다. 3.2ℓ 트윈터보 엔진 기반 레이싱 전용 신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압도적 성능을 자랑한다.

이 중 쇼카는 오렌지 컬러 그라데이션과 한글 ‘마그마’ 초성을 활용한 차체 디자인 프린팅으로 차량의 정체성을 살렸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뉴욕에서 처음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올해 6월 르망24에도 선보였던 GMR의 ‘얼굴’ 역할을 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실물 차체는 최근 스페인에서 30시간 연속 주행을 마치고 와 30%의 형상만이 남아 있었다. 엔진과 기어박스·바퀴 등 파츠는 제외돼 있고, 섀시와 운전석을 포함한 차체 본체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수십여 명의 글로벌 취재진이 차량을 가까이에서 촬영하며 셔터를 부지런히 눌렀다.

저스틴 테일러(사진 오른쪽 끝) GMR 총괄 엔지니어가 GMR-100 하이퍼카 실차를 소개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워크숍 1층에 전시된 GMR-100 하이퍼카 실물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GMR 총괄 엔지니어인 저스틴 테일러(하이퍼카프로젝트 담당)는 “충분히 사진을 찍어도 좋다”며 “프랑스 폴 리카르 서킷과 스페인의 트랙까지, GMR이 갈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누적 1만6000㎞ 이상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8월부터 테스트를 시작해 한 주에 한 번 이상 테스트를 했고, 9월에는 주 2회씩, 10월에도 주 2회씩 테스트를 이어갔다”며 “이달(11월) 들어서는 내구레이싱을 대비해 30시간 연속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24시 르망(24시간 동안 달리는 내구레이스)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 동안 테스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테스트를 마친 차량을 부품별로 떼어내 점검하고, 내구레이스 후 영향을 받을 부분도 세밀히 확인한다. 엔지니어들은 기어박스와 파워트레인은 장착에 각각 1시간, 코너 서스펜션 등 다른 부품은 조립에 10분 남짓이면 충분할 정도로 숙련돼 있다고 한다.

20일(현지시간) 클레망 아유 GMR 선임 전략 엔지니어가 차량의 전면부를 설명하고 있다.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조명과 공력부품, ‘안전 최우선’ 원칙 지켰다


나머지 부품은 2층 별도 공간에 전시돼 있었다. 범퍼와 헤드라이트, 대시보드가 연결된 전면부와 리어윙·백라이트·범퍼가 결합된 후면부 등이다.

흥미로운 점은, 각 브랜드가 기술력을 속도로 증명하는 레이싱 차량임에도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등 같은 안전 장치가 대거 탑재돼 있다는 점이다. 전면부 헤드라이트의 밝기를 최고로 높이자 공간 전체가 환하게 빛났다. 이 또한 안전을 위한 조치다.

조명과 공력 부품을 담당하는 클레망 아유 GMR 선임 전략 엔지니어는 “330㎞/h 속도로 달릴 경우 100m 앞을 보는 데도 반응 시간이 1초밖에 안 된다”며 “먼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헤드라이트 성능을 높이고, 경쟁 차량이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시등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 후면부에 탑재된 리어윙에 대해 “차량의 중량은 1100㎏, 다운포스는 1톤 정도”라며 “차량 형상이 성능의 70%를 좌우하는 만큼, 오레카와 협업해 최적의 리어윙과 섀시 설계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GMR-100 하이퍼카의 후면부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트래젝토리 스토리(Trajectory Story) 홀’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9월 합류한 훈카데야 “함께 어우러지는 팀분위기 최고”


취재진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선수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훈련하는 ‘트래젝토리 스토리(Trajectory Story) 홀’이었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는 다양한 레이싱카와 선수들의 트로피·수상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이 부지런히 셔터를 누른다.

전설적 레이서 재키 익스(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GMR 레이싱 어드바이저)는 “제네시스는 10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브랜드임에도 백지에서 시작해 지금 수준의 마그마 레이싱팀을 만들어 냈다”며 “최적의 인력과 트레이닝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서 다니엘 훈카데야는 “많은 팀을 거쳤지만, 그중 제네시스 팀은 최고의 인력이 서로 열린 구조에서 소통한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며 “드라이버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최적의 결과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LMS 역사상 최초로 LMP2 클래스 우승을 차지한 여성 드라이버 제이미 채드윅도 “12살 때 대회에 입문해 데뷔가 늦었음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제네시스의 체계적인 트레이닝 덕분”이라며 “훈카데야 같은 훌륭한 팀메이트와 함께 3개 레이스에서 우승한 실적도 냈다”고 했다.

‘트래젝토리 스토리(Trajectory Story) 홀’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레이서의 이야기를 들은 재키 익스는 “제네시스는 아주 젊은 브랜드임에도 많은 성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빨리빨리’와 ‘미리미리’ 문화가 레이싱에도 잘 적용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부지런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네시스는 2025년 시즌 유러피언 르망 시리즈(ELMS)에 LMP2 클래스 차량을 투입하며 실전 테스트에 돌입했다. 또한 지난 6월 세계 3대 모터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르망 24시(24 Heures du Mans)’에 LMP2 클래스 차량으로 첫 출전해 글로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네시스는 2026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 2027년 IMSA 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 출전을 목표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레이서로는 지난해 말 합류한 안드레 로터러와 ‘피포’ 데라니, 9월에 가세한 훈카데야·마티스 조베르, 그리고 마티유 자미네와 폴 루 샤탱이 6인의 드라이버로 나서고, 채드윅은 예비 드라이버로 함께한다.

‘트래젝토리 스토리(Traectory Story) 홀’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GMR-100 하이퍼카 쇼카에 새겨진 드라이버들의 이름 [르카스텔레=김성우 기자]


Print Friendly